더불어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권 도전을 희망하는 당 대표는 대선 1년 전 시점에 물러나야 한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자는 취지다.
따라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당헌당규상 오는 3월 8일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에 차기 당권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5선의 송영길 의원을 비롯해 4선의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 3파전 구도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재선의 박주민 의원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다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퇴임 후 5월 차기 대표 선출용 전당대회까지 약 두달 간 김태년 원내대표의 당대표 대행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기 당권주자들의 출마선언은 오는 3월 초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모두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구를 두고 있는 가운데 4인 모두 친문직계 혹은 범 친문이냐의 차이뿐 노선이나 주류, 비주류 등의 뚜렷한 구별점은 없는 상태다. 차기 당대표는 문재인정부 국정 후반기를 지원하고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
당장 당 대표 후보군들은 각자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민주당 내 최대 세력인 친노·친문 당심 잡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아직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국회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차리고 광주·전남·영남 등 전국을 누비며 조직을 다지고 민심을 청취하고 있으며, 특히 오는 4월 7일 치뤄지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에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호남출신의 송 의원은 5선 의원에 인천시장을 지내며 쌓아 올린 조직력이 타 후보들에 비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으로 축적한 인지도 역시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범친문’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부산갈매기' 모임 의원들과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추진 목소리를 내는 등 영남 민심 얻기에 주력하고 있다.
송 의원 측 한 핵심관계자는 22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송 의원은 지난달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추진을 두고 당 지도부가 한참 고심할 때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즌2’를 내걸고 있는 홍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를 지내며 차기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조직을 다지고 활발한 물밑 활동을 펼치는 등 나름의 세력을 구축한 것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다양한 계파가 결집한 ‘민주주의 4.0’(이사장 도종환 의원)이 홍 의원의 당권 행보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민주주의4.0의 주축멤버인 전해철·황희 의원의 입각으로 추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민평련계로 분류되고 있는 우 의원은 초대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을 맡아 진보·개혁이슈를 주도했고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냈으며, 최근에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노사협력에 중심적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의 당권 재도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박 의원이 당대표 조직을 다지고 있는 홍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일정 부분 함께 하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선 불출마 할 것이란 분석도 뒤따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