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5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우여곡절 끝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 사퇴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로 당선됐는데 김 의원 다음 비례 순번이 김 전 대변인이다. 형행 법령상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하면 다음 순번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2018년 7월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을 25억7천만원에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투기 및 특혜대출 논란 속에 2019년 3월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어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예비후보로 전북 군산에 출마하기 위해 그 해 12월 해당 건물을 34억5천만원에 매각해 8억8천만원의 차익 중 세금과 중개수수료 등을 빼고 남은 3억7천만원 전액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총선 악영향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의 만류로 스스로 출마 의사를 접고 민주당을 탈당한 뒤 바로 불출마 입장을 뒤집고 열린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해 비례대표 4번으로 총선에 출마했으나 정당 득표율에 따라 3번까지만 배지를 달게 돼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김진애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될 김 전 대변인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가 분명히 일어날 일이고, 차기 승계자와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시대정신은 국회의원 김진애보다 서울시장 김진애를 요구한다고 판단했다. 사퇴는 저의 결정이다. 제 용기 있는 결단을 이상하게 해석하지 말길 바란다”면서 “시대적 과제 중 하나가 언론개혁으로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서울시 현장에 안착시키고, 언론개혁은 김의겸 전 대변인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이번 주말까지 의원직 사퇴를 예고한 만큼, 김 전 대변인은 이르면 다음주에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와관련 김 전 대변인은 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일 김진애 후보가 전화로 (의원직 사퇴사실을) 귀띔을 해줘서 알고는 있었다”며 “당초 어제부터 대학 강의를 맡기로 해 출강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도 갑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제 느낌을 말하기에는 이른 것 같지만 김 후보가 큰 결단을 했으니 저도 농번기처럼 바쁜 시기에 부지깽이 역할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부동산 투기 논란은) 이미 1년 전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을 때 차익 기부를 마치고 영수증까지 제출했고 민주당도 그 내용을 다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관사 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9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고, ’아내가 한 일이라 몰랐다‘는 황당한 유행어를 남기고 총선 출마를 강행했던 사람이 결국 의원직을 달게 됐다”며 “정권에 충성하면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아무리 투기를 해도 의원이 되는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