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지기자 |
2021.03.11 11:16:19
경상국립대학교(GNU)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임규홍 교수가 ‘나는 사별하였다’(꽃자리, 384쪽, 1만 5000원)를 출간했다.
임 교수는 5년 전 아내와 사별했다. 사별 초기 그가 쓴 사별 카페의 글은 국어학자의 지성과는 거리가 멀었고, 아내를 잃은 고통으로 횡설수설하는 슬픔의 글이었다. 힘든 시간을 보낸 후, 그는 자신과 같이 슬픔으로 절망하는 사별자들을 돕고 싶어 했다. 사별자에게 보편적이고 실제로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책이라고 생각해 이 책을 쓰자고 최초로 제안했다.
사람이 죽어서 이별하는 것이 사별이라고 하며, 인간이 평생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배우자와 사별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사별하였다’는 배우자와 사별하면서 겪은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 치유 과정을 솔직하게 토해낸 책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별을 숨기고 부끄러워하며 산 사람은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문화가 있다. 사별하고 수많은 날을 울면서 또 그 슬픔을 글로 풀어내기도 하지만 정작 책으로 묶어내는 용기는 없다.
임 교수는 “사별 사실을 숨기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당당하게 세상에 내어놓고 다른 사별자들과 슬픔을 공유하면서 사별의 고통을 치유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사별 후 어린 자녀들에게 사별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하고 그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리고 사별 후 겪게 되는 사별자들이 겪게 될 사회 적응이나 공적, 사적인 여러 문제에 대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특히, 지은이들은 사별 연차가 각기 다르고 나이가 다르고 아내와 남편을 사별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별의 상황이 다른 사별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인터뷰와 사별 후 챙겨야 할 정보들도 같이 실어 놓아서 사별 초기 방황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임 교수는 “사별을 겪은 사람뿐만 아니라 앞으로 누구나 겪게 될 예비 사별자들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자기의 배우자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고 배우자의 귀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