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03.19 10:10:44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표현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스스로 떠났다.
먼저 고 의원은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박영선 후보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 이에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맨 먼저 하차했다.
이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던 진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 온전히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여성단체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남 의원 역시 이날 저녁 안규백 상임선대위원장을 만나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동선대본부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고 의원에 대한 심경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다 짊어가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아프다”고 심경을 표현하면서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났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 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 대변인(고 의원)이 저한테 되물었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1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후 박 후보가 직접 자세를 낮추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만큼 세 의원의 사퇴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박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며 정쟁으로 몰아가자 세 의원이 박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향후 야권의 정치공세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세 의원은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남 의원과 진 의원은 피해자에 대해 ‘피해호소인’ 표현을 썼으며, 고 의원도 “피해자로 규정하기 이르다”고 동조한 바 있다.
야권은 이들을 ‘피해호소인 3인방’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쳐왔다.
한편 박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자신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인사”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허위사실이라며 오 후보를 고소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