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4·7 재보궐선거 관련 발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개국본TV’에 출연해 ‘LH 사태’에 대해 “윗물이 맑았는데, 아랫물이 맑지 않다. LH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며 여권에 힘을 실어 준데 이어, 19일에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거의 이긴 것 같다”고 자신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MB키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조화(造花)’,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반사체’에 비유하며 평가절하 하는 등 혹평을 서슴치 않았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관해서는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는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가 거의 이긴 것 같다’고 얘기한 것을 보면 야권후보에 대해 뭔가 터트릴 의혹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기대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본인 선거도 7전 7승할 정도로 선거에 대한 감각이 다르다”고 거듭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의힘 한 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는 오거돈, 박원순 전 시장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낙마를 할 당시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당대표이자,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피해자가 절절하게 고통을 호소하는 선거에서 오히려 큰소리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들에 대해 민주당 선거 캠프에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CNB뉴스에 “이 전 대표가 강경발언으로 이번 선거 의미에 각을 세워 준 것”이라며 “특히 지지층에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서 반드시 투표해야만 하는 확실한 명분을 만들고 서로 확산할 수 있게 만든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한 관계자는 “야권이 단일화 과정으로 결집도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자칫 ‘민주당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생각하는 중도층에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친문 지지층들이 장악한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도 “이 전 대표 발언에 역풍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