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평가받고 있는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연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친문(친 문재인) 세력을 향해 쓴소리를 던져 주목된다.
조 교수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7재보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명분 있는 승리가 가장 좋지만 패하더라도 명분 있게 패해야 한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노무현 정신으로 죽어야 산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교수는 “민주당 혹은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의 다른 사람에 대한 막말, 비난, 훈계질이 도가 넘었다”며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 지지가 영양실조 상태였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는 '묻지마지지'의 영양과잉 상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이 때문에 청와대 참모들도 안이했고 묻지마 지지로 인해 위기요인이 산적한 데도 위기를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왜 이유를 알기도 전에 가르치려고 드나, 저도 반감이 생기는데 비난받는 20대들이 과연 민주당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문대통령은 이제 압도적 다수당의 대통령으로서 사법부, 검찰의 수장을 임명하는 막강한 권력자가 되었다”면서 “아직도 왕따라고 생각해 언론과 검찰에 의해 할 일을 못한다는 분노를 가졌다면 자신의 판단력을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 교수는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한데 대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은 트리거(방아쇠)일 뿐, 오래 쌓인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교육·부동산 정책 실패가 쌓여 땔감을 만들었고,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가 기름을 부었다. LH 사태는 성냥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거짓말'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조국 수호하다가 지금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편의 부도덕에 눈 감다가 상대의 거짓말을 비난한다고 그게 중도층에 먹히겠나”라며 평가 절하했다.
조 교수는 “왜 밀리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변화함으로써 1보 후퇴, 2보 전진이 가능하다”면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명분있는 패배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아나”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전날에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도 자신과 다를 바 없이 적절한 욕구로 부동산 시장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면 절대로 내놓을 수 없는 정책으로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망가뜨렸다”며 “무능보다 나를 더 화나게 하는 건 내로남불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현 정부의 잘못된 1주택 갭 투기 기준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전세 살며, 전세 끼고 갭 투자를 한 이낙연 전 총리도, 강남에 전세 끼고 갭 투자하고 강북에 사는 김상조 전 실장도, 구로에서 12년 지역구 의원을 하며 집은 연희동에 있는 박영선 후보도 현 정부 기준에 따르면 갭 투기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전셋값을 막대하게 올린 민주당 의원들도 구설에 올랐는데 이들도 모두 갭 투기자 아니면 다주택 투기꾼”이라며 “이러고도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흐려서 LH 사태가 터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조 교수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하자 민주당의 여권 강성 지지층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조 교수는 해당 게시글을 '친구보기'로 전환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