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2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출범시킨 가운데, 여권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권주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친문 표심의 영향력을 저마다 가늠하는 한편 조직·정책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편집자주>
'1강' 이재명, 당내 우호세력 총결집
먼저 민주당 대권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존 이재명계 의원을 주축으로 하면서도 중도 성향 또는 친문 의원들도 포함함으로써 확장성을 키우겠다는 구상아래 지난 3일부터 원내 의원 연구모임인 ‘성공과 공정 포럼’ 신청서를 받기 시작했다.
이 지사 측 한 핵심인사는 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정 가치를 담은 새로운 성장 담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오는 10일 전국 네트워크 플랫폼인 ‘민주평화광장’도 발족해 이 지사가 직접 와서 강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인사는 “오는 12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 이 지사가 직접 참석한다”면서 “측근인 김병욱 의원이 기본대출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는 등 정책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혓다.
이 지사측은 이번 5·2전대 결과를 놓고는 ‘무계파’를 내세운 송영길 대표의 당선으로 보다 공정한 대선 관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당선자 중에서는 범이재명계로 불리우는 백혜련 최고위원과 김용민 최고위원이 이 지사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지사는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1300만 인구의 경기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민생 챙기기’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오는 6월 말 당내 예비경선이 임박해서 출사표를 던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이 지사는 현재 코로나 방역을 비롯한 도정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으로 출마 선언 일정은 최대한 늦추고 적절한 시점에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낙연, 6월초 출마선언 저울질
4·7 재보선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낙연 전 대표도 오는 8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지지 모임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공개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복지·신경제로 대표되는 정책 구상도 마무리 단계로, 이달부터 심포지엄이나 SNS를 통해 활발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원들이 절묘한 선택을 한 것 같다”면서 “송영길 대표가 ‘통합’을 내세운 만큼 당지도부 구성에 대해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측근인 전혜숙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 전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지낸 바 있는 김영배 최고위원을 우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이번 주 안으로 핵심 참모 회의를 통해 캠프의 향후 활동 로드맵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이며, 출마 선언일은 6월 초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측 캠프 관계자는 “출마선언 시점은 너무 일러서도 늦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6월초가 적절해 보인다”고 전했다.
정세균, 대권행보 본격 시동
정세균 전 총리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신임 지도부에 정세균계가 직접 들어가진 않았지만, 정 전 총리의 세력 기반이 탄탄한 만큼 이번 경선 결과가 특별히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 전 총리 측 핵심관계자는 “어차피 지도부는 공정하게 선거(대선 경선)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유불리 차원에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상한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지사 측은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며 반대하는 분위기이고, 이낙연 정세균 측도 “원칙대로 가야 하지 않나”라며 공론화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론이 계속 나오고 있어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