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2전당대회로 새롭게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새지도부가 이달 중 차기 대선 후보 경선 룰 논의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경선 시기를 놓고 주요 대권주자들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헌당규에 따라 원래 정해진 일정대로 경선을 하자는 입장이지만, 후발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경선 시기 연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경선 연기론은 지난 2월에도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한차례 나왔으나 논란이 빚어지자 당 지도부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됐지만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전략 차원에서 일정을 미루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120일 전에 대권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대선 180일 전에 먼저 후보를 확정하게 되어 있어, 우리쪽 대권 후보가 야권의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며 “따라서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대선 120일 전’ 정도로 늦추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에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두’ 이재명 “일정대로” 주장
여권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오는 9월에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해 정기국회 과정에서 후보를 중심으로 개혁 입법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경선연기론에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후보가 앞장 서 정책·민생으로 승부를 걸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할텐데 연기하자는 의도는 뻔한 것 아니냐”면서 “다른 대권주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자는 꼼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원칙 존중하지만 연기설도 검토해야”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연기론에 대해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제한된 운신의 폭에서 벗어날 돌파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경선 연기론을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은 좀 무리가 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보다 두 달 더 앞서 후보를 선출하는 현재 경선 일정은 지나치게 빠르게 후보가 선출돼 상대 당의 공격에 빨리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사실상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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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대권 출사표 늦춰
최근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초 오는 5월 중순경 출사표를 던지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경선연기론이 대두되면서 이보다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선언 시기는 당초 5월 중순으로 잡고 있었으나 6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서두르지 않고 당 논의상황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