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승리를 이끈 주역이었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물이라 그의 급변한 태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양 전 원장은 8일 한 보수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당정청이 모두 안이했다. 변화맹시(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는 부동산 문제나 LH 사태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민장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 전 원장은 “정작 가족들은 조용한 가족장을 희망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 시민장으로 치룬 것은 '그 정도는 해도 된다'는 오만함이고 ‘이게 왜 문제가 되지’하는 무례함이었다. 말 없는 많은 시민들은 당혹스러웠을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4년에 대해서는 “위기극복 정부로 평가받을 것”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 전 원장은 “문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지만 청와대와 내각의 참모진은 최선에 이르지 못했다. 아마추어가 너무 많았다”며 “선을 넘지 못하는 아마추어적 기질이 많았고, 가용 인적자원을 폭넓게 쓰도록 하지 못한 면에서도 협량함이 있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리고 양 전 원장은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정권 출범 이후 꽤 오랜 기간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 참모들은 대통령의 개인기와 역량을 따라가는데 급급해 이후 닥쳐올 어려운 시기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면서 “능숙하고 익숙해서 무난하게 가는 것 같지만 선을 넘지 못하는 아마추어적 기질이 많았다”고 거듭 질타했다.
그러면서 양 전 원장은 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보면 비관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밝히면서 △경제 민생 이슈 집중 △문재인 정부 극복 △겸손한 자세를 주문했다.
특히 양 전 원장은 “현 정부 정책의 상징처럼 돼있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정책 등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난다면 중도 확장은 불가능하다”며 “담대하게 극복하고 뛰어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양 전 원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친문 제3후보 옹립 전망에 대해 “웃기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양 전 원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우리 쪽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저쪽 당과 통합형 협치내각을 구성해, 진보 보수를 뛰어넘는 국가적 목표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 전 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양 전 원장이 인터뷰에서 주장한 것은 우리 정치를 향한 자신의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