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공전해 온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국민의힘의 혁신으로 재가동될 전망이다.
1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신을 예방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의 재가동 요청에 잇달아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로 인사차 찾아온 김 총리가 “대선 국면에서 대선 후보들의 발언과 실제 정책과 차이로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막기 위해 직접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에게 정책 설명을 하겠다”고 말하자 곧바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해 이견을 좁혀가는 게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 전달을 위해 예방한 이 수석을 만나서는 “청와대 쪽에서 국정에 필요한 방향으로 편하게 조정하시라”며 협의체 형식과 참석 범위 일체를 위임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에 앞서 민주당 송 대표와 당 대 당 모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송 대표가 지난 14일 협의체 가동을 제안하자 “이른 시일 내 합의해 정례화할 것”이라고 호응한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표는 17일 취임 인사차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송 대표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지난 2018년 8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분기별 1회씩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야의 갈등과 대치가 격화하면서 같은 해 11월 이후 중단됐다.
하지만 여야정협의체가 재가동에 들어간다고 해도 걸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공수처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수사를 둘러싼 이견을 비롯, 워낙 여야 간 쟁점이 많아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여야정협의체가 다시 가동될 경우 ‘이준석 바람’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에 민생 현안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속내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의 정책 차별화 시도가 본격화하는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미묘한 시점이라 여야정협의체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