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가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로 가고 있다.
여권 내 대권 지지율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나머지 후보들이 견제하면서 이런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경선 주자 방송토론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일부 후보들은 아예 합종연횡을 통해 이 지사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후보 8명은 6일 저녁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제3차 합동 TV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이재명 후보를 향해 공격을 집중했다.
앞서 5일에는 정세균 후보와 이광재 후보가 정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는 향후 더 큰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반이재명 연대’의 결속을 다지는 공동 행보로 해석됐다.
지난 3일에는 당내 지지율 2위,3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후보와 정세균 후보가 회동을 갖기도 했다.
정 후보 측 한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연대를 만드는 차원은 아니다. 단일화 문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민주정부의 가치를 발전시킨다는 지향과 당 대표 및 총리를 지낸 분들이라는 점에서 공유하는 점은 있다. 특히 경선 방향이 정책·정체성·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사실상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다른 군소주자들도 합종연횡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양승조 후보는 “막판에 (단일화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고, 최문순 후보도 “예비경선을 통과한 사람들끼리 합종연횡이나 정치적 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지지율이 선전 중인 박용진 후보는 일단 독자 행보에 우선 집중하는 모습이며, 김두관 후보도 “단일화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나, 결국 종국에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이재명 대 비이재명’으로 전선이 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와 이광재 후보가 1차 단일화를 이룬데 이어 최종적으로 이낙연 후보까지 단일화 대열에 합류할 경우, 나머지 후보들도 반이재명 세력에 단계적으로 결집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추미애 후보는 지난 세 차례의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두둔해 다른 후보들과는 결이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 후보는 경선 일정을 두고 후보들간 이견이 있었을 때에도 원칙을 이유로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내며 ‘경선연기론’을 사그라들게 하는 데 일조했으며, 특히 TV토론에서 ‘반 이재명’ 후보들이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에 대한 공격에 “기본소득을 꾸준히 항구적으로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단견”이라고 홀로 이 후보를 옹호해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이와 관련, 한 대권 후보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추미애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 의향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호하더라”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개혁 이미지가 강하고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하는 등 친문 세력의 지지가 강한 추미애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면서 “추 후보 입장에서도 ‘추윤 갈등’ 등을 이유로 좁아진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해 유력 주자인 이 후보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