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07.15 09:38:2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장모 구속을 시작으로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논문 표절의혹 등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윤석열 캠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0∼11일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은 41.2%로 43.7%를 얻은 이 전 대표에게 처음으로 뒤졌다.
같은 날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조사한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43.9%, 윤 전 총장은 36.0%의 지지를 얻어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9%포인트로 조사됐다.
앞서 글로벌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에 걸쳐 실시한 양자 대결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에게 오차범위 밖인 8%포인트나 밀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조사기관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윤석열 캠프 한 관계자는 1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여론조사업체 중에 일부가 친여 성향이어서 여론조사 신빙성에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 추이가 꺾인 데 대해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이대로 가선 안 된다. 캠페인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불과 보름 전인 지난 6월 말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출정식에 당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몰려갔던 국민의힘 내부 기류도 갈수록 싸늘해지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윤석열 대세론’을 얘기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아 이르다”면서 “윤 전 총장이 자칫 삐끗할 경우 당이 입을 내상도 크기 때문에 대다수 의원이 관망세”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로는 우선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 이후 연달아 불거진 ‘처가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이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는데 마냥 ‘법 앞에 예외 없다’는 식의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 역부족”이라며 “윤 전 총장이 ‘예고된 악재’에 손을 놓다시피 해 지지율이 ‘정해진 경로’로 빠지고 있어 자신의 SNS부터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다른 한 전문가도 “윤 전 총장이 정당 정치와 거리를 둔 채 정처 없이 민생 현장을 찾고, 맥락 없이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는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계속 밖으로 혼자 돌아다니면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 조짐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윤 전 총장이 정치인으로서 여러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에 선택적으로 흘리는 등 특수부 검사 시절처럼 언론을 관리대상으로 보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일방적 대언론 소통법도 문제로 거론된다.
최근 윤 전 총장은 대표적 진보인사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롯해 진보성향의 원로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잇달아 만나며 반전을 꾀하고는 있지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