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재인계(친문) 적통으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유죄 확정판결을 계기로 친문계가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로 분화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발단은 여론조사 업체 윈지코리아 대표 출신인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이재명 캠프 기획단장을 맡으면서 비롯됐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양 전 원장과 총선 전반을 관리하며 민주당이 180석 승리를 얻는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로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도 함께 기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근거로 양 전 원장이 이재명 지사를 물밑지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것.
특히 양 전 원장은 이전부터 친문 싱크탱크 출범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또 “친문 제3 후보론은 웃긴 이야기”라며 이 지사에 기운듯한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양 전 원장이 이 지사 캠프에 사실상 합류했거나 물밑에서 조력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 캠프나 양 전 원장 측 모두 합류설과 물밑 지원설을 부인하고 있다.
양 전 원장은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를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처신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일절 공개 활동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양 전 원장 측 관계자는 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양 전 원장은 이근형 전 위원장의 이재명 캠프 합류 소식을 듣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양 전 원장은 원팀 기조를 위해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며, 함부로 움직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이 지사가 양 전 원장을 최근 따로 만나거나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물밑 교감설을 부인하면서 “이근형 전 위원장의 합류는 양 전 원장과는 별개로 캠프 안에서 한 달 전부터 나온 이야기이고 양 전 원장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양 전 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천거한 배후라는 점을 거론하며 격한 언쟁을 이어가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