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공방이 거세지면서 양 캠프가 대변인단의 규모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캠프 대변인은 후보의 의중을 말로 풀어내는 최전방에 나가 있는 ‘입’이라는 점에서, 대변인단을 강화하는 것은 후보의 입을 보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지사의 ‘열린캠프’의 대변인단은 당초 박찬대(수석)·박성준·홍정민 대변인 등 3인 체제로 출범했으나 꾸준히 보강한 것은 물론, 최근 부대변인 6명을 모두 대변인으로 승격시켜 총 14명으로 민주당 대선주자 캠프 중 대변인단 규모가 가장 크다.
이와 관련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매머드급 대변인단을 꾸린 배경에는 당내 지지율 선두 주자로서 그만큼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상대후보들의 검증과 네거티브 공세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어차피 ‘열린 캠프’ 명의로 글이 언론에 나가는 건데 부대변인 직함보다는 대변인 직함으로 격을 높여 논평의 힘을 실어주고, 또 강한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맞서 맞불을 놓고 있다.
당초 오영훈 수석대변인에 배재정 대변인이 논평을 담당하는 ‘소규모 팀플레이’로 운용됐으나 지난 3일 박래용 메시지실장을 대변인으로 올리고, 이병훈·홍기원·오영환 의원과 김효은 전 경기도 평화대변인, 서누리 변호사, 김영웅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원 원장도 대변인단에 합류시키는 등 총 9명의 대변인단으로 확대했다.
이 전 대표 ‘필연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캠프는 대변인단 규모가 큰데 우리는 너무 적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우리도 현안에 빨리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보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 캠프의 화력이 보강되면서 논평을 통한 공방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이 전 지사 캠프의 ‘주포’인 현근택·남영희 대변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문제를 제기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이낙연 전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최 전 총장과 어떤 사이인지 분명하게 밝히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전 대표 캠프는 배재정·이병훈 대변인이 공격수로 나서 ‘이 지사가 경기도민 혈세를 선거운동에 쓰고 있다’는 논평을 낸 오영훈 수석대변인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이재명 캠프를 비난하며 “이재명 지사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오영훈 의원에게 급발진 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이 대거 충원되면서 양측 간 입씨름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정세균 전 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박용진 의원 등 나머지 후보들은 대변인단 확충 계획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