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열린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론을 공식 제안하자 여권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다른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힘을 실으면서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추 전 장관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 촛불 민주주의를 함께 이뤄낸 동지들”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보수대연합이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최재형까지 입당하고 안철수의 국민의당도 합당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소위 제3지대 소멸은 예정된 수순이고 민주당으로서는 박빙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일부 민주당 후보들께서는 전체적인 구도의 변화를 외면한 채 민주당의 후보만 된다면 대선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착각과 자만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본선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야 겨우 이길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의적절하고 좋은 제안이다.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면서 “촛불혁명 완수와 민생개혁을 위해 더 큰 하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 지사는 “열린민주당은 촛불혁명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적극 지원한 촛불 동지, 민주당 동지다. 창당에 대한 견해차로 출발은 달리했지만 이제 더 크게 하나 돼 제4기 민주정부 수립에 함께해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은 개혁세력이 하나 돼야 반개혁·반촛불 세력에 맞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낙연측 ‘필연 캠프’ 관계자는 10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지지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이해찬 전 대표가 국민들에게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강조한 적이 있기 때문에 통합론은 조심스러운 주제”라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열린민주당도 이같은 민주당 일부 대권주자들의 통합제안에 환영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통화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추 전 장관의 통합제안을 환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우선 민주당 입장이 정리된 다음에야 우리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열린민주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특별히 공식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