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번 주 선거관리위원회를 띄우고 ‘경선 열차’를 출발시킬 예정이었지만 곳곳에 여진이 계속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강상태로 접어든듯 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 내 대권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비대위’ 파동으로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이 논란은 지난 20일 한 언론에서 윤 전 총장 캠프 일부 인사들이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끌어내린 후 ‘비대위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 나온 후 최근 영입된 민영삼 국민통합특보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라는 건 전당대회를 통해 임기가 보장된 당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의미인데 그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비대위' 검토 자체를 일축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윤 캠프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지 채 한 달도 안되는 시점에 ‘지도부 패싱’에 이어 ‘경준위 토론’, ‘통화 녹취 사과’ 등 빈번하게 이 대표와 부딪히며 대립 양상이 벌어지자, 꾸준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나름대로 결단을 하고 당에 들어왔는데 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궁지로 모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캠프 관계자나 일부 인사들 중에서 ‘당이 이 정도면 비대위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선준비위원회 차원의 토론회를 포기하고 사실상 한 발 물러섰던 이 대표 측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이 겉으론 갈등 양상을 만들지 말라며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내부에선 비대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선주자가 자신의 경쟁 상대들보다는 당 대표와 설전을 벌이는 게 더 큰 문제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지난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생략하며 ‘침묵시위’에 나섰던 이 대표도 지난 2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선버스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운전대 뽑아가고,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를 부수고 있다”며 “(윤석열) 캠프에서는 지난번 탄핵 발언도 있었으니 애초 확인해줄 필요도 없었다고 본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 특보는 최근 자신의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하라”면서 “아니면 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라고 택일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 발언에 대해 민 특보가 ‘개인적인 단상’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논란이 증폭되자 결국 윤 전 총장은 민 특보를 해촉하는 등 신속히 정리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지지모임인 윤사모(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이 대표 사퇴 촉구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