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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메타버스’에 빠진 유통업계…‘승부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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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10.02 09:26:44

가상모델 ‘루시’, 인플루언서로 등극
유통사들, 메타버스 비즈니스 총력전
‘가상세계 상거래’ 법적 실효성 문제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의 모습.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가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메타버스’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집콕’ 소비자를 겨냥해 가상 매장, 가상 모델 등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인터넷 서비스나 온라인 게임에 국한됐던 기술이 서서히 영토를 넓히고 있는 것.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CNB=김수찬 기자)




“움직임, 음성 표현 등을 인간과 비슷한 수준까지 높여 쇼핑 서비스는 물론 가상 쇼호스트 임무까지 부여할 계획입니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두고 회사 관계자가 CNB 기자에게 한 말이다.

루시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9월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 가능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루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약 중이다. 현재 2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문화 편집 공간 ‘무신사 테라스’에서 파워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진행한 체험 마케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향후 롯데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손잡고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이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테마별 캠핑장의 모습.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가상 쇼호스트와 가상 캠핑장까지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가상환경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메타버스(가상과 현실세계를 뜻하는 Meta와 Universe의 합성어)’ 기술을 앞세워 디지털 혁신에 나서는 중이다. 기업들은 앞다퉈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상 모델을 개발하고, 마케팅과 상품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유통사는 롯데다. 신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 이미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핵심 키워드로 언급했으며, TF팀 조성, 관련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방면으로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탄생시킨데 이어 지난 7월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테마별 캠핑장을 구현하고, 캠핑 간접 체험과 캠핑용품 구매도 가능한 비대면 쇼핑 콘텐츠를 선보였다. ‘오토캠핑’, ‘백패킹’ 등 테마별 캠핑 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실제 판매 상품도 배치해 캠핑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향후 고객이 직접 가상공간에 참여하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안에 모바일TV와 연계해 고객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며, 방송 스튜디오, 분장실 등 홈쇼핑 가상 체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7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영(young)마케터’ 27기 발대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발대식 진행 모습. (사진=GS리테일 제공)
 

편의점 업계도 메타버스 ‘삼매경’



편의점 업계도 메타버스에 푹 빠졌다.

GS25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은 메타버스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에 편의점, 슈퍼마켓, 홈쇼핑 커머스 기능이 추가한다. GS리테일은 싸이월드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오는 11월 말 싸이월드 내 쇼핑 채널을 단독 오픈할 계획이다.

싸이월드 이용자는 싸이월드 쇼핑 채널에 접속해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에는 라이브 커머스 영역까지 쇼핑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GS리테일 전용 미니홈피 개설, 방명록 작성 등 메타버스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마케터 발대식도 진행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7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영(young)마케터’ 27기 발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영마케터는 상품 개발 및 마케팅 기획을 위해 GS25가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영마케터 참가자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각자 자신만의 아바타로 접속해 임명장 수여, O/X 퀴즈, 캐치마인드 게임, 그룹 미팅, 단체 사진 촬영 등의 활동을 소화했다. 이들은 앞으로 상품 소개 영상 제작,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기획, GS25 퀵커머스 플랫폼 체험, 참여형 콘텐츠 기획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GS25 측은 “영마케터 발대식을 시작으로 사내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많은 사람과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가상 매장을 오픈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점포 레이아웃 등 현실성을 높인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을 선보인 것. 실제로 한강 반포대교 옆에 CU는 입점해있지 않지만, 가상현실에서는 CU 점포가 생겨나며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많은 유통사들이 메타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개발 비용과 제도적 보완은 숙제로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개발 비용·제도적 보완은 ‘숙제’



유통업계가 메타버스를 적극 도입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에 친숙한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 고객층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상품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상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온라인상에서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확장성이 넓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메타버스는 공간과 시간 등 현실적인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서버만 뒷받침된다면 만명 단위의 인원을 모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접근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제페토, 로블록스 등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 가입자는 각각 2~3억명에 이를 정도다. 수많은 사람을 모집하면 당연히 충성 고객을 만드는 일도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유통사가 메타버스 세계에서 지배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비용 대비 효과가 만만치 않다.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 비용과 수수료 등 다양한 부담이 존재하고, 동종 업계 경쟁사와 출혈 경쟁도 불가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기업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비용 절감이다. 초기에는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겠지만, 효과가 기대 이하라면 메타버스의 확산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제도와의 정합성 문제도 있다. 메타버스에서 이뤄진 활동에 대한 현실적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상거래가 이뤄질 경우 과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현실사회의 규범과 메타버스 내부의 규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촘촘한 사전규제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메타버스의 여러 가능성이 안전하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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