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여야 간 역대급 ‘비호감 경쟁’이 벌어지면서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완주의지를 강하게 밝힌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제3지대 후보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제3지대’는 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간의 샅바 싸움을 예고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김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한 지난 1일 모교인 서경대(전신 국제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오랫동안 제3지대를 유지해 온 공도 있겠지만 10년 정치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국민께 실망만 안겼다고 본다”며 “안 대표 자신도 시대교체의 대상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 “제3지대가 이제까지 실패한 원인은 자기가 대통령이 되는 데만 관심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득권의 연장이나 권력의 쟁취를 목적으로 한 정치공학과 이합집산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비전과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반면, 안 대표는 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 “추구하는 가치나 지향의 방향이 같다면 누구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면서도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현 정권에 대한 평가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잠재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등 여야 유력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서, 제3지대 후보가 중도층을 흡수할 경우 단숨에 ‘유력 후보’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 간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내년 대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