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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삼성물산 패션부문, 황금기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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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1.11.23 09:43:45

MZ세대 新명품 열풍…제2전성기 도래
SSF샵 세사패TV 등 이커머스 총력전
반세기전 ‘옛 제일모직’ 영광 되찾을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MZ세대 감성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SSF샵 ‘세사패TV’ CF 모델 이주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MZ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 열풍이 불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렸던 패션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기에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효과로 외출복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국내 패션업계 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30을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잃었던 황금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CNB=도기천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뿌리는 삼성그룹의 패션·섬유 계열사였던 옛 제일모직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국민들이 마카오에서 비싼 양복지를 사들여 양복을 해 입는 것을 보고,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9월 제일모직공업을 세웠다. 2년 뒤인 1956년, 마침내 국산 양복지 ‘골덴텍스’를 만들어 한국의류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렇게 시작된 삼성가(家) 패션업 역사는 2013년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면서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된다. 이후 제일모직은 다시 삼성물산과 합쳐져 삼성물산 패션부문으로 거듭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게 된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영업점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

 

MZ세대 감성에 맞춘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F샵’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하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 열풍이 불며 다시 기회가 왔다. 10여년 전부터 10꼬르소꼬모, 비이커 등 편집숍을 통해 해외패션 브랜드를 꾸준히 라인업 해온 점이 빛을 발한 것. 프랑스에서 온 신명품 브랜드 아미(Ami)의 경우, 국내 패션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식 수입절차를 거친 정품 아미를 독점 판매하는 곳은 삼성물산 뿐이다.

아미를 비롯해,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등 신명품 매출은 최근 몇달 새 100~300% 폭등했다. 과거에는 이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던 수입 브랜드가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로 변신한 것이다.

여기에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출근, 등교가 재개되면서 외출복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이른 추위로 아우터 매출이 증가한 것도 실적에 한몫 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억원이나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이 10년래 최고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브랜딩 핵심은 패션·라이프스타일 결합



삼성물산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1회성이 아닌 ‘지속가능 성장’의 토대로 삼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앞세울 무기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자)를 겨냥한 ‘이커머스’ 전략이다. 20~30대가 주축인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성향이 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쇼핑의 첫세대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이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SSF샵을 강화하고 있다.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동영상 콘텐츠를 확대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으로 브랜딩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SSF샵 ‘세사패TV’ CF 모델 김서형.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SSF샵이 지난 7월 선보인 패션 전문 유튜브 채널 ‘세사패TV’의 경우, 일방향 시청 콘텐츠가 아닌 참여와 경험을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이달 초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전문 쇼호스트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 ‘세사패 라이브’에서는 사내 임직원을 비롯한 패션 전문가들이 솔루션을 제안한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아미를 비롯해 꼼데가르송, 구호플러스, 메종키츠네, 빈폴키즈 등 인기 브랜드가 주제다.

세사패TV에서는 패션 정보 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배달의 프로들’ ‘화보맛집’ ‘빽투더 의상실’ ‘패션공론화’ 등 여러 분야의 동영상이 제공되고 있는데 누적 조회수가 1300만회를 넘었으며,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른 횟수도 5만회를 웃돌고 있다. 특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브랜드송’이란 콘텐츠는 단일 동영상으로 조회수 211만회를 기록했다. 세사패TV는 한마디로 MZ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들을 모두 품고 있는 듯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CNB에 “MZ세대가 소비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옷만 파는 몰(mall)로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내 임직원을 비롯한 패션 전문가들이 생방송으로 소비자와 실시간 대화하며 상품을 설명하고 스타일링에 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등 소통에 중점을 둔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차별화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MZ세대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가로수길에 문을 연 첫번째 ‘클린 뷰티’ 플래그십 스토어의 내부 모습.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운 모양, 간소한 선, 단순화를 매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패션은 옷이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것”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MZ세대에 공을 들이는 분야는 비단 패션 만이 아니다. 젊은층 눈높이에 맞춘 뷰티·라이프 사업도 눈길을 끈다.

뷰티 전문 편집숍 ‘레이블씨(Label C)’는 젊은 감성에 부응해 ‘클린 뷰티’라는 영역을 개척해 가고 있다. 지난 9월 가로수길에 문을 연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의 내부는 참나무 원목과 우드 파이프 등으로 연출해 도심 속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클린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한 브랜딩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을 예술의 영역과 결합시킨 프로젝트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전개하는 톰브라운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 K팝 스퀘어의 초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톰브라운 오피스’ 미디어 아트를 선보였다. 이는 명품 패션 브랜드의 가치를 미디어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톰브라운 오피스를 주제로 미국 1950년대 오피스의 모습을 거대한 거울의 방으로 탈바꿈시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전개하는 ‘톰브라운’이 삼성동 코엑스 K팝 스퀘어 외벽에 선보인 미디어 아트.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이처럼 삼성물산은 단순히 몸에 걸치는 옷이 아닌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로 MZ세대와 소통하는 신명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핵심 전략은 이커머스, 오프라인 혁신, 수입 브랜드 강화, 사업다각화(뷰티, 라이프스타일 등)로 요약된다. 연말 그룹사 인사 및 조직 개편 이후 사업계획을 구체화해 내년을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70여년 전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최초의 국산 양복지 ‘골덴텍스’로 국내 양복지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제일모직 신화를 만들었다. 그가 꿈꾸던 ‘의피창생(衣被蒼生·옷이 새로운 삶을 만든다)’의 정신은 이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통해 거듭나고 있다. 다시 올 패션의 황금기는 어떤 모습일까?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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