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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참 이상한 테슬라코리아의 ‘DC 콤보 어댑터’ 판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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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12.09 10:53:44

테슬라 홈페이지의 DC 콤보 어댑터 판매 페이지. 9일 오전 현재 여전히 '재고 없음' 상태다.(사진=테슬라)

테슬라(Tesla)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기차(EV) 분야 선도업체다. 최근 수년간 모델S, 모델X, 모델3, 모델Y 등 일련의 전기차 시리즈를 잇따라 발표하며, 이전까지 시범작 수준이었던 전기차를 대중화시킨 기업이다.

하지만, 신생기업인 데다 이전에 없던 전기차 기업이라는 특성상 기존 완성차 기업들에 비해 서비스 측면에서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센터가 부족하고, 부품 수급 및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빠른 가속력과 뛰어난 주행성능, 오토파일럿의 편리함 등의 강점을 인정하며 불편을 감내해왔다. 하지만 최근 두달간 ‘DC 콤보 어댑터(CCS 콤보1)’ 판매를 둘러싼 혼란은 소비자들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테슬라는 독자적 충전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과 슈퍼 차저(급속) 등에서는 전용 포트로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국에 산재한 공용 충전소에서 충전하려면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국내 대부분의 완속 충전기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완속 충전 어댑터(J1772)를 기본 제공하지만, 급속 충전기용 어댑터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국내 급속 충전기는 AC 3상, DC 차데모, DC 콤보 등 3가지 규격인데, 이 중에서도 테슬라는 그간 DC 차데모 어댑터만 별도로 판매해왔다.

문제는 DC 콤보가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우리 정부도 2018년 DC 콤보를 새로운 표준으로 정하고 해당 규격의 충전소를 대거 늘려왔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DC 콤보 충전소는 테슬라 오너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일부 오너들은 해외에서 약 8~90만원 상당의 DC 콤보 어댑터를 직구해 사용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오너들은 테슬라가 올해 2분기까지 출시하겠다고 약속한 정식 DC 콤보 어댑터를 기다렸다.

올초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2분기 중에 DC 콤보 어댑터를 판매하겠다고 공언하더니 정작 6월이 되자 연말까지로 기한을 연장해버렸다. 테슬라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허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10월이 되자 테슬라는 그달 26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일반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알려 소비자들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당일 판매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테슬라는 판매 물량을 극소량만 배정했다. 테슬라가 출시를 예고한 10월 26일 0시경 수많은 소비자들이 판매 페이지에 접속했지만,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잠을 설치며 구입을 시도했던 소비자들이 포기하고 잠든 시점인 0시30분께 갑자기 판매 페이지가 잠시 열렸고, 이후 약 30분간 판매가 이뤄졌다. 당연히 구입에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이후 약 한달간 DC 콤보 어댑터는 ‘재고 없음’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다보니 정가 29만9200원의 제품이 최소 35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중고나라·번개장터 등에서 거래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도 많다는 후문이다.

한달쯤 지난 11월 23일께 재차 판매가 이뤄졌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물량이 극히 적어서인지 순식간에 매진됐고, 한발 늦게 판매 페이지를 찾은 소비자들은 다시 ‘재고 없음’ 문구를 확인해야 했다.

이후 12월 3일, 12월 6일, 12월 8일에 하루 몇 차례씩 산발적인 ‘번개 판매(?)’가 이뤄졌으나, 타이밍을 잘 맞춰 구매에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일부 사용자들은 트위터 알림, 카페 알림 등을 활용해 구입에 성공했다는 인증글을 남기고 있지만, 이같은 ‘요령’에 어두운 사용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도대체 하루에 몇 개를 풀기에 이렇게 구입이 어렵냐. 판매방식 진짜 더럽다” “그냥 일괄 예약을 받고, 순차적으로 발송하면 될 것을 왜 이리 소비자를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깟 어댑터 하나 구입하기가 ‘고시 패스’보다 어려워서 되겠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정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일부 충전기들에서 충전이 되지 않거나, 아예 차량 작동이 멈추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12월 7일 대영채비는 자사 초급속 충전기 일부 모델(200kw 듀얼)에서 테슬라 DC 콤보 어댑터를 사용하지 말라고 고지했다.

테슬라 사용자 카페 등에서는 이미 이런 문제로 최소 4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이 ‘벽돌’이 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충전기의 제조사까지 확인하고 충전하기란 쉽지 않은 상태여서, 당분간은 이런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높은 완성도를 가진 제품을 가졌더라도 서비스가 엉망이고 소비자로 하여금 대우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면, 그 기업의 성공은 ‘사상누각’과 같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테슬라코리아가 좀더 진중하고 성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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