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에서 승리한 뒤 이낙연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을 앞두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 등이 잇따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민주당 내 최대지분을 가진 이낙연 전 대표는 잠행을 이어가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오리무중이라 이재명 후보 측은 속을 태우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합류하면 호남의 응집력은 물론, 외연확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로 기대 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은 17일 신복지위원회 출범식에 이 전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신복지’는 이 전 대표가 만든 대표적인 정책이고, 출범식이 이 전 대표의 정책을 계승 발전하겠다는 취지였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언론은 이 전 대표가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15일 공지문을 통해 “일부 매체가 보도한 이 전 대표 일정 관련은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대표는 17일 경북 지역 인사들과 만나는 일정으로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혀주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달 초 이 후보의 ‘매타버스’ 호남방문 당시에도 이 전 대표의 지원 유세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지역 인사들과의 선약을 이유로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이 후보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 후보의 전북 일정에 합류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 24일 이 후보와 단독으로 회동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뒤 이렇다 할 공개적인 지원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에 대한 지원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을 돌면서 지역 인사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등판 시점을 재고 있는 것 아니냐”며 대선 전략의 한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선대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친문 핵심 윤건영 의원은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 특히 진보뿐만 아니라 합리적 중도 보수의 자산을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이낙연 전 대표가 본격적인 역할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15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이 전 대표가 ‘지방 일정’을 이유로 너무 잠행을 오래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제 대선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등판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