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한때 자신의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등에 업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를 설계할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의 닻을 올렸다. 다만, 두 사람 간의 묘한 온도차도 감지된다. (CNB=심원섭 기자)
민주당은 이재명-이낙연 투톱 체제인 '국가비전 국민통합위원회'를 27일 출범시켰다.
지난 경선과정에서 ‘명낙대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하게 대립했던 두 사람이 손잡음으로서 비로소 ‘원팀 선대위’가 최종 퍼즐을 맞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은 선대위 출범식 이후 51일 만인 지난 23일 오찬회동을 갖고 비전위를 함께 이끌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비전위는 대선의 흐름을 정책경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앞으로 매주 비전회의를 열고 국가비전과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15개 지역본부를 설치한 뒤 민주·혁신·포용·평화·미래 5개 분야별로 어젠다를 선정해 현장 소통에 나설 계획이며, 이외에도 오는 1월 5일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비전투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설훈 홍영표 박광온 의원 등 ‘이낙연 캠프’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실질적인 원팀 완성을 알렸으며, 이 후보 측에서는 최측근인 조정식 정성호 의원이 비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28일 <CNB뉴스>에 “7인회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그동안 선대위 후방에서만 활동해 온 터라 전면 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전위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정책을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한 의원은 "호남에 뿌리를 둔 이 전 대표는 중도층 소구력도 있는 만큼 전통 지지층 결속을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다워야"...온도차
이처럼 겉으로는 순풍에 돛을 단듯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묘한 온도차도 감지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비전위 출범식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쇄신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민주당 다움’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덕담보다는 쓴소리부터 먼저 했다.
이 전 대표의 메시지는 후보 중심에서 범위를 더 넓혀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초점을 맞춰 이를 통해 민주당이 차기 정부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다. 차기 '이재명 정부'에게 끌려가지 않고 민주당의 고유 색채를 내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