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정국 한가운데서 느닷없이 야권발 정계개편론이 흘러나와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정계개편의 주인공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설이다. 물론 당사자는 부인하고 있다. 이 얘기가 도는 이유가 뭘까? (CNB=심원섭 기자)

송영길발 폭탄발언 정치권 '술렁'

김한길 주도 신당? 국힘 손사레

윤석열 캠프 "민주당의 이간계" 

야권발 정계개편설을 최초 제기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다.

송 대표는 지난 28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선 승리 후 자신의 외곽조직인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지렛대 삼아 신당을 창당할지 모른다”며 운을 띄웠다.

송 대표는 윤 후보가 호남 지역을 방문해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한 발언과 최근 윤석열 캠프에 들어간 김한길 새시대위원장이 ‘창당 전문가'라는 점을 고리로 삼아 국민의힘 분당 내지 분화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윤 후보가 당 대표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 애 취급, 청년위원장 취급하고 있다”고 선대위와의 내홍 끝에 이탈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두둔하면서 “윤 후보가 당선되는 순간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의원은 팽 당할 것”이라고 보수진영 내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실제로 윤 후보는 최근 현판식에서 “새시대준비위는 아직 국민의힘이 담기 쉽지 않은 분들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 등이 다 포함돼있다”며 “우리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오직 국민을 위한 실사구시, 실용주의 선대위다. 국민의힘도 실용주의 정당으로 확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가 국민의힘에 직접 참여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을 다 담아 국민을 위한 정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윤 후보 직속 조직인 새시대위가 국민의힘 선대위보다 많은 7개 본부를 두고 진보 성향 페미니스트인 신지예 씨를 영입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점도 정계개편론의 한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귓속말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손사레를 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새시대위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론과 관련해 “그런 것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김한길 위원장 역시 “분명히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29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무슨 정계 개편이 있다는 소리가 많이 나온다”며 “그런 되지도 않는 소리가 안 나오도록 좀 조치를 취하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임재훈 전 의원도 자신의 SNS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김한길 위원장을 거론하며 언급한 '창당 준비' 발언은 민주당의 이간계로 패색이 짙어지니 이제는 3류 소설까지 써대며 국민의힘의 결집력을 저하시키려는 책략에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0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뒤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초래하기 위해 정계개편론을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다”면서 “새시대위가 집권을 위한 조직일 뿐 집권 이후를 염두에 둔 조직은 아니다. 당을 깰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