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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이건희 컬렉션’ 들어설 송현숲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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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01.12 09:57:43

“문화로 인류에 기여하겠다” 고인 뜻 계승
문체부·서울시 건립 협의…주민들 “대환영”
경복궁 일대와 시너지…세계적 문화 메카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품 미술관이 송현숲에 들어선다. 서울공예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건립예정 부지. (사진=손정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들을 전시할 뮤지엄이 서울 송현숲에 들어선다. 아직 본격적인 부지 조성 전이지만 벌써부터 환영 현수막이 걸렸다. 현장을 다녀왔다. (CNB=손정호 기자)


 

 

“ 송현숲은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성공적으로 기증관을 건립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서울시 송현숲을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 미술관 부지로 확정했다고 발표하며 한 말이다.

송현숲은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에 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2분 정도 걸어가면 이곳에 다다른다. 지난해 7월 중순 문을 연 서울공예박물관 바로 맞은편 공터다.

지난 4일 이곳을 찾아갔다. 잡목 등을 모두 제거하고 건물을 짓기 위한 기초 터를 마련하고 있었다. 이 일대는 현재 담장으로 보호되고 있어서 자유롭게 들어갈 수는 없다. 대신에 공예박물관 교육동 5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보니 한눈에 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송현숲 인근에 이건희 회장 기증관의 건립 확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이 부지는 원래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던 곳인데, 지금은 서울시 소유다. 시는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3자 교환계약을 완료했다.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서울시가 시유지인 옛 서울의료원 부지(강남구 삼성동 소재)를 LH와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이 일대에는 환영 현수막도 걸렸다. 인근의 헌법재판소를 지나서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로 가는 길가에서 ‘송현숲에 이건희 기증관 건립이 확정되었습니다’라는 문구의 파란색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 적힌 명의는 주민자치위원회다.

공예박물관 관계자는 CNB에 “맞은편에 있는 공터가 이건희 컬렉션 기증관이 들어서는 장소가 맞다”고 확인해줬다.

 


세계적 ‘문화 중심지’ 기대감



송현숲에 일명 ‘이건희 컬렉션’이 들어서는 이유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송현동에는 공예박물관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경복궁, 광화문 광장, 북촌 한옥마을, 세종문화회관, 아트선재센터, 인사동 등 문화·역사 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건희 기증관 부지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문체부)

이곳에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면,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곳이 서울의 문화 중심지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명작들을 다수 보유한 미술관이 들어서면 예술적 기능이 배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동 부지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공간들이 함께 있는 장소”라며 “광화문-송현동 일대가 내셔널 몰이나 박물관 섬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서울시는 공원 기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앞줄 가운데)의 생전 모습이다. 이 회장 왼쪽이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오른쪽이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 회장 뒤쪽은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이는 이건희 회장의 평소 유지와도 흐름이 일치한다.

이 회장은 평소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총 2만3000여점에 달하는 미술품 기증에 대해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유족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설계공모 추진…최소 5년 걸릴듯



언제쯤 이곳에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을까?

이는 문체부와 서울시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정부가 삼성에서 기증받은 미술품들을 시민에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과정이 필요하다.

 

문체부와 서울시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기증관 건립을 위한 실무절차를 밟은 뒤에야 미술관의 규모와 구체적인 설계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이 기증한 작품들 중 일부. (윗줄 왼쪽부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가운뎃줄 왼쪽부터)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아랫줄 왼쪽부터) 호안 미로의 ‘구성’,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삼성 제공)

우선 문체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 건물에 대한 국제설계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와 쉼이 있는 열린 공간의 청사진을 만들고, 오는 2024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7년에 문을 연다는 포부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최소 5년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팬데믹으로 행정과 건설 등이 모두 지연되고 있어 계획보다 시일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기증관’ ‘이건희 컬렉션’ 등으로 불리고 있는 명칭도 새로 작명될 예정이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앞으로 많은 의견을 듣고, 더욱 확장성을 가진 이름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CNB에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해 남은 과정이 많지만, 이미 여러 비교 분석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CNB에 “이미 미술품 기증이 완료되었으므로 삼성이 관여할 부분은 없다.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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