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 일부가 23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서울의소리 등을 통해 추가로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법원이 사생활에만 관련된 발언, 타인 간의 비공개 대화 등 2가지를 제외한 대부분 내용을 방영하도록 허용한 바 있어 이날 열린공감TV, 서울의소리는 앞서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10여건의 추가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는 열린공감TV 강진구·박대용 기자,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고발뉴스 이상호 대표기자, 유튜버 빨간아재 등이 함께 출연해 추가로 공개된 녹취록에 대한 평가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내가 아는 도사 중 총장님(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을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고’라고 말하자 “응 옮길 거야”라고 답했으며, ‘옮길 거예요?’라는 거듭된 질문에 “응”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영빈관은 대규모 회의와 외국 국빈들을 위한 공식행사를 개최하는 곳으로, 1978년 준공돼 외국 대통령이나 총리가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 민속공연과 만찬 등이 열리는 공식 행사장으로 활용돼왔다.
이에 서울의소리, 열린공감TV 측은 “영빈관 터가 좋지 않아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이후 궂은 일을 경험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영빈관을 옮겨야 살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열린공감TV 등 윤 후보에게 비판하는 일부 매체를 빗대어 “내가 정권을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거야”라고 하는 등 주요 의사결정을 본인이 주도하는 듯한 표현이 곳곳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씨는 대선이 끝난 뒤 고소고발한 대상자들에 대한 합의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오히려 힘을 더 가졌는데, 왜 합의를 해. 그 사람들 골로갈 일만 남았지”라며 “불리한 건 걔네인데. 우리가 다 고소한건데, 우리가 다 고소했잖아. 양재택 거기도 다 고소하고, 형사고소 민사도 했는데 왜 합의를 해”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속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발언도 여러군데서 나왔다. 김씨는 “우리 남편(윤 후보)도 약간 영적인 끼가 있거든. 그래서 저랑 그게 연결이 된거야”라고 ‘무정스님’을 언급하면서 “그분이 너(김씨)는 석열이하고 맞는다고 했고”라고도 발언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스님이 우리 남편 20대 때 만났다. (남편이) 계속 사법고시에 떨어져서 한국은행 취직하려고 하니까 너는 3년 더 해야 한다고 해서 붙더라. 검사할 생각도 없었는데, 너는 검사 팔자다 해서 됐다. 그분은 점쟁이 이런 게 아니라 혼자 도 닦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을 두고도 “세간에 제가 무당 많이 만난다고 그러잖아. 무당이 저를 잘못보고, 제가 무당을 더 잘본다”고 과시하기도 했으며, 특히 이 기자의 관상과 손금을 보면서 “기자 보다는 군인, 검찰, 정보원이 어울린다”고 반복적으로 이직을 권하기도 했다.
또한 김씨는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과 관련해 “저는 삼부 회장님 하고는 되게 오랫동안 우리 가족하고 같이 친하게 지냈고, 우리 그런 가족(같은) 사이”라고 전하는 등 삼부토건·도이치모터스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난해 7월 20일 통화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권오수 회장하고도 벌써 20년이야”라고 말했으며, 아울러 이 기자가 12월2일 통화에서 ‘제보할 내용이 있다’고 말하자 “한동훈(검사)이한테 전달하라고 그럴께”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또한 김씨는 이 기자가 ‘양재택 전 검사 부인에게 김씨의 모친이 송금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하자 “아 그때? (양 전 검사) 애들 유학가서? 그때 보냈는데 뭐야? 우리가 돌아가면서 되게 친하게 지냈어. 사모님하고도. 사모님한테 송금해준거야”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씨는 7월 21일 통화에서 “박근혜(전 대통령)를 우리가 다 구속했잖아. 이명박 다"라고 주장했으며, 국민의힘 경선 결과 하루전인 지난해 11월4일 통화에서는 "오늘 거를 홍준표가 다 받아도 우리를 이기기가 이미 끝났어. 일반 사람들은 바보들"이라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