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이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환으로 24일 방문한 성남 상대원시장 일정에 지난해 열린 후보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가 깜짝 합류해 또다시 ‘원팀’을 과시했다.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이 후보는 미리 지지자들과 함께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이 전 대표에게 곧장 걸어가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악수를 하고 힘껏 끌어안은 뒤 손을 맞잡고 첫 공동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어 두 사람은 ‘이재명, 이낙연’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사이로 함께 걸어가며 인사한 뒤 연단 위로 나란히 올라섰다.
먼저 연설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우리 이재명 후보를 틀림없이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드리러 왔다. 이재명 동지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라면서 “경험 있고 실력 있는 집권세력을 선택해야 위기의 강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건널 수 있다고 믿기에 이 후보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모범적으로 해왔지만 상인 여러분의 모든 고통이 해소된 건 아니고 더러는 부족한 것도 있을 것”이라며 “잘한 것은 이어받고 부족한 것은 채우는 경험 있고 실력 있는 집권 세력을 선택해야 이 위기의 강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건널 수 있기 때문에 지지를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성남을 위해서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지지하는게 더 현명하겠다”면서 “대선 석달 후에는 지방선거가 있고, 대선을 이기는 쪽이 지방선거에서 훨씬 쉬워질 것이다. 성남시민의 삶이, 성남시의 발전이 어느 쪽에 힘을 줬을 때 더 수월하게 이뤄지겠냐 그 선택을 하자는 말”이라고 강조헸다.
이 전 대표는 “이제 성남 시민은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실 것이라 믿지만 여러분 뿐만 아니라 성남을 주목하고 있는 전국 방방곡곡의 지인에게도 꼭 그 말씀을 전달해주십사 이 부탁을 마지막으로 드린다.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이 전 대표를 두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경륜 높고 유능하고 대단한 선배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이낙연 대표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사의(謝意)를 표하자 지지자들은 ‘문재인, 이재명, 이낙연’을 연이어 연호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함께 선 것은 지난 해 경선 종료 이후 다섯 번째이지만 야외에서 함께 유세 활동을 한 건 처음으로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제2의 고향’인 성남에서 직접 거리 연설에까지 함께 나섬으로써 다시 한번 ‘원팀’으로 뭉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질 조짐을 보이자 내부 결속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전 대표의 참석은 이 후보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전 대표는 25일에도 이 후보의 일정에 ‘깜짝 등장’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후보는 이어진 연설에서 부모가 성남으로 이주한 이후 상대원시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으며 본인도 상대원공장에서 소년공 생활을 하는 등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낸 이곳에서 연설하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하염없이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아버지는 이 시장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셨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 건물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며) 지켰다”면서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어도 행복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이 후보는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힘겹게 살아가냐, 일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장사가 안 되는 사람에게 장사할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정치 아니냐”며 끝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이 후보는 “이 골목에서 아버지의 더러운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학교를 가는 여학생들을 피해 구석으로 숨었으며 이런 저의 참혹한 삶이 어떤 공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보다 수십 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본인의 가족사를 길게 설명하며 ‘형수 욕설’까지 거론하고는 “내가 욕한 것 잘못했다. 그러나 어머니도 이미 떠나고 형님도 떠나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의 아픈 상처 좀 그만 헤집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