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각 지역구로 내려가 대선 민심을 살핀 여야 의원들은 제각각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자당에 긍정적인 분위기였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반면,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두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이 곧 자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CNB가 각 당이 가져온 설 민심 보따리를 풀어봤다. (CNB=심원섭 기자)
민주당 “일 잘 하는 이재명이 낫다더라”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면 대선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일 당사에서의 기자간담회을 갖고 “(여론을) 취합한 바로는 대체로 정권교체도 좋으나 일 잘 하는 사람은 이 후보 아니냐, 코로나 위기 극복 면에서도 검사 생활만 한 분보다는 행정 경험 있는 이 후보가 더 잘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우세했다”고 밝혔다.
대전을 지역구로 둔 조승래 의원은 “워낙 어려운 시기다 보니 분노와 불만이 집권당에 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앞으로 5년간 누가 국가를 잘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낫다는 생각들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 경선 후유증이 꽤 지속했던 호남이나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강원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지지세가 차츰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민형배 의원은 “촛불정부 2기 대통령으로 윤 후보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기본 민심”이라며 “이 후보에 대해 주저주저하던 여론이 이제 ‘이재명으로 몰아야지’ 하는 쪽으로 형성돼 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강원도당 위원장인 허영 의원도 “춘천 풍물시장 등 시장을 많이 돌았는데 준비된 것을 봐서는 이 후보가 낫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강원도는 백중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원들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상당했다면서 이들을 공략하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재선 의원은 “서울 민심은 특별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분들도 꽤 많은 가운데 정중동”이라고 전했으며, 부산이 지역구인 한 의원도 “여야 인물들 모두를 못 믿겠다는 민심이 상당히 우세했다. 아무래도 박근혜정부 시절 한진해운 파산으로 가장 많이 피해를 본 부산 시민들로서는 능력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정권교체 민심이 대세”
반면 국힘 소속 의원들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들어, 자당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승리를 자신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심이 현 정권에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 제발 정권 교체 좀 하라고 큰 소리로 역정을 내시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으며, 충남이 지역구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도 “민심은 닥치고 정권 교체였다. 충청 지역에서 윤석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윤 후보를 향한 당부의 말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정치적 텃밭인 대구을 지역구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체로 ‘이대로 열심히 잘하라’, ‘실수하지 말아라’, ‘다시는 당내 분열이나 갈등 없도록 선거 때까지 잘하라’는 당부의 말이 있었다”며 “첫 마디는 이구동성으로 정권 교체였다”고 전했다.
부산 북강서을이 지역구인 김도읍 의원도 “12월 말에서 1월 초 당내 상황이 힘들었을 때는 걱정 섞인 질타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싹 들어가고 ‘큰 실수만 하지 말아라’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정의당 "4자토론이 기회"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설 민심이 민주당과 국힘에게 회의적이었다"고 주장하며 3일 치러지는 4자토론을 분위기 전환의 기회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홍경희 대변인은 “연휴 기간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려던 양자토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컸다”면서 “양당 대선후보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의 지지세가 토론을 계기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정호진 대변인도 “심상정 후보는 남대문시장을 찾아 5060 여성을 위한 ‘엄마 명함’ 등 지워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한 설 연휴를 보냈다”며 “TV토론이 기점이 될 것이라 보며, 민생을 중점에 두고 토론에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면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