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방어·생존·투척 4가지 카테고리
난이도 높아 적응에 상당 시간 걸려
다양한 에피소드 연계돼 몰입감 높여
뭐든 해봅니다. 대리인을 자처합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는 격변의 시대. 변화를 따라잡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CNB가 대신 해드립니다. 먹고 만지고 체험하고, 여차하면 뒹굴어서라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스마일게이트의 차세대 콘솔 야심작 ‘크로스파이어X’를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의 첫 콘솔 진출작 ‘크로스파이어X’가 지난 10일 출시됐다. 1인칭 슈팅 게임(FPS) ‘크로스파이어’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된 최초의 콘솔 타이틀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불모지로 남아있는 글로벌 콘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엑스박스 독점 서비스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멤버십 서비스 ‘게임패스’와도 연계해 글로벌 시장을 제대로 겨냥한 것.
지난 2019년 6월 세계 최대 게임쇼 ‘E3’에서 최초 발표한 이후 약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크로스파이어X. 과연 크로스파이어X는 콘솔 FPS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봤다. 구동 환경은 엑스박스 시리즈 S, 엑스박스 4세대 무선 패드(컨트롤러), QHD 27인치 모니터 등이다.
원활한 멀티플레이…캐릭터 강화 기능까지
크로스파이어X는 엑스박스의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 시리즈 X·S, 엑스박스 원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패스 구독자라면 콘솔 기기에서 다운로드 후 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PC 게임패스에서는 게임 지원을 하지 않는다. 콘솔 기기가 없는 게이머라면 꼭 유념해야 할 사항.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엑스박스 시리즈 X에서 구동하는 것이 좋다. 4K 해상도에서 60FPS(Frame Per Second) 이상의 부드러운 화면을 지원하고, 원활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 게임 특성상 찰나의 순간이 매우 중요한데 엑스박스 시리즈 S, 엑스박스 원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게임을 내려받으면 메인 화면이 바로 보인다. 홈 카테고리에서는 멀티플레이와 싱글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다. 크로스파이어X는 기본적으로 멀티플레이가 무료로 제공되며, 모던과 클래식 모드로 나뉜다.
모던 모드에서는 달리기 기능과 조준사격 시야 전환 시스템(ADS), ‘택티컬 그로스 시스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택티컬 그로스 시스템은 전투 중 획득한 포인트를 사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공격, 방어, 생존, 투척 등 4가지 카테고리가 존재하며 팀의 전략이나 경기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방식.
모던 모드의 주요 맵은 폭파맵 ‘블랙위도우’, 특정 구역 점령전 맵 ‘GR타워’ 등이 존재한다. 맵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고, 특수한 탈 것 등 전략적으로 활용 가능한 병기가 배치된 맵도 있기 때문에 플레이 도중 다양한 변수가 창출된다.
클래식 모드는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한다. 스나이퍼 라이플을 제외하면 지향 사격만 가능하며, 달리기 기능도 없다. 속도감은 느린 편이지만 그만큼 팀원 간의 협동과 전략적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 클래식 모드의 주요 맵은 진영전 폭파맵 ‘연구실’, 팀 데스매치 ‘수송선’, 인간과 감염자팀의 대결이 펼쳐지는 ‘바빌론랩’ 등이 있다.
난이도는 꽤 어려운 편이다. FPS(First Person Shooter) 장르의 입문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도 하고, 조작에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콘솔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라면 끊임없이 사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머리에 쥐가 날 수 있다. 3킬 20데스 정도를 기록하면 팀원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민망한 감정이 밀려온다. 말 그대로 ‘죽으면서 배우는 게임’인 셈. 조작을 위한 연습모드 혹은 튜토리얼이 추가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멀티플레이 시 버벅거리거나 튕기는 현상은 전혀 없었다. 출시 첫날임에도 30초 이내에 대부분의 게임 매칭에 성공했고, 네트워크 오류 문제를 겪지 않았다. 대부분 게임이 론칭 이후 연결 오류와 서버 다운 등의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크로스파이어X는 이러한 걱정 없이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몰입감 있는 싱글 캠페인…화려한 액션 ‘굿’
싱글 캠페인 모드는 부분 유료화 형태로 제공된다.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를 추가 구매하면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핀란드의 게임 개발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으로 개발됐으며, 스토리와 캐릭터 등을 통해 크로스파이어의 세계관을 파악할 수 있다.
게임패스를 구독하고 있다면 싱글 캠페인 중 하나인 ‘오퍼레이션 카탈리스트’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출시 첫날에는 다운로드가 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고, 지난 15일이 돼서야 제공됐다. 본 체험에서는 오퍼레이션 카탈리스트와 ‘오퍼레이션 스펙터’ 2종 모두를 플레이했다.
카탈리스트와 스펙터의 차이는 스토리와 에피소드에 있다. 카탈리스트는 글로벌 리스크 소속의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으로, 적지를 통과하면서 동료들을 구하고 ‘블랙 리스트’의 어두운 비밀을 밝혀내는 스토리다. 스펙터는 블랙 리스트 용병대와 함께 글로벌 리스크 기지에 도달하기 전까지 기밀 정보를 빼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다. 투명화 기능이 도입된 첨단 슈트 등 다양한 장비들이 등장해 흥미를 높였다.
각 캠페인은 캐릭터마다 4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진행되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서로 연계되어 있어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시각적인 효과를 더욱 높여주는 다양한 연출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대시 중 슬라이딩을 통해 엄폐하거나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 동시에 사격이 가능한 화려한 액션이 구현된다. 아울러 움직임과 사격 속도가 빨라지는 시스템 ‘컴뱃 브레이커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어 손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쉬운 완성도… 개선책 밝혀
국내에서 개발한 콘솔 FPS 게임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우선 인게임 그래픽과 모션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좋지 않다. 싱글 플레이의 그래픽은 양호하지만, 멀티플레이의 그래픽은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텍스처 해상도를 대폭 수정한 2000년대 후반 게임’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적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을 만큼 명암 대비가 좋고 가시성은 훌륭하나, ‘AAA급 콘솔 신작’이라고 자평한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조작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설정에서 아무리 감도를 조정해도 원활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조준 사격이 매우 힘들어진다. 조준 사격이 어렵다 보니 지향 사격을 하게 되고, 총기 반동을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게임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꽤 길다는 의미.
실제로 유저들은 컨트롤러 조작성, 버그, 게임 밸런스 등을 지적하며 혹평을 쏟아냈고, 이에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또 향후 업데이트 계획과 개선 방향을 공지했다.
부수로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크로스파이어X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의 현재 상태에 대해 사과하며, 정확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안내한다”라고 밝혔다.
컨트롤러 관련 문제는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완료됐으며, 당초 업데이트 일정이었던 3월 초보다 몇 주 더 일찍 해당 패치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총기 반동 문제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남겨둘 예정이다. 또한 게임 밸런스 조정과 특정 무기에서 발생하는 버그도 수정된다.
부 본부장은 “현재 이슈들로 인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느낌이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확히 설명하고 투명한 소통으로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