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주요 4당 후보들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TV토론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감세·부동산 정책 등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을 두고 치열하게 격론을 벌였다.
특히 지지율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배우자 의혹,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으며, 정의당 심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도 양강 후보가 내놓은 코로나 대응책과 경제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며 날카로운 공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李·尹, 대장동 녹취록 '진실 공방'
이날 토론회는 주제가 경제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가장 첨예한 논쟁이 벌어진 이슈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간의 서로를 둘러싼 도덕성 의혹 공방이었다.
이제까지 대장동 의혹에 대해 다소 수세였던 이 후보는 이날 최근 공개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녹취록을 근거로 녹취발언이 적힌 패널까지 들고나와 “윤석열 죽어? 얘기를 들어봤느냐”면서 “윤 후보가 오히려 대장동 관련자들과 깊숙한 관계 아니냐”고 ‘작심 공세’를 펼쳤다.
이에 윤 후보가 “제가 듣기로는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씨가 한다더라”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논쟁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러가자 이 후보는 “허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느냐. 그게 있었으면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발끈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언론에서 나와서 들었다. 녹취록 틀어보라”고 거듭 주장하자 이 후보는 “지금까지 이렇게 없는 사실 지어내 사람을 엮고, 그래서 사람이 죽고 그랬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 후보는 김 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을 두고도 이 후보는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것이 확인돼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했던 것에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역공을 퍼붓자 윤 후보는 “전혀 없다. 자기들끼리 이야기한 그분이 조 대법관이면, 후보는 면책이 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李·尹, 배우자 의혹도 도마에 올려
양강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은 아슬아슬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와의 맞토론 도중 “규칙을 지켜라. 왜 검사가 규칙을 안 지키느냐.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나. 없는 사실 지어내 사람 엮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이 죽고 그랬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윤 후보는 “대통령 하면 (저를) 총장 시킨다고 하셨다”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의 이 발언은 이 후보가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대통령이 되면 당시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기용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비꼰 것이다.
그리고 두 후보는 감사·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상대 배우자 관련 의혹을 놓고도 첨예한 입씨름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이야기를 하셨는데,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신다”며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을 꺼내 들면서 “제대로 조사해 엄정하게 책임지고 사람들의 일할 의욕을 북돋는 것이 경제발전의 기본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부각하면서 “부인이 월급 200만원을 꽤 오랫동안 받았던 것 같다. 그 외 수입은 없었는데 어떻게 70억 자산가가 됐나”라고 역공했다.
날선 장외공방…“尹 횡설수설” “李 동문서답”
지난 11일 TV토론에 이어 이날 토론도 각 당 공보단의 장외 팩트전쟁이 치열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TV토론을 마친 뒤 자당 후보가 적임자임을 앞다퉈 강조하면서 상대방 후보에 대해서는 ’횡설수설‘ ’동문서답‘ 등 날 선 표현을 사용해 공격하며 자질을 평가절하하는데 주력했다.
민주당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토론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 후보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낸 검증의 장이었다”면서 “이 후보는 토론 내내 경제정책에 대해서 강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 대변인은 “윤 후보는 토론에서 겉도는 질문과 횡설수설 답변으로 준비 안 된 후보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설득하는 토론의 기본자세마저 갖추지 못한 제1야당 후보의 모습은 자질을 심히 의심케 했다”고 깎아내렸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오늘 토론은 무너진 경제를 살릴 적임자가 누구인지 확인시킨 토론이었다”고 밝히면서 이 후보에 대해서는 “토론 준비가 안 된 동문서답식 태도와 고압적 자세로 정작 불리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윤 후보가 발언한 적도 없는 허위 사실을 언급하거나 막무가내식 네거티브 비방을 했다”고 비판하면서 “윤 후보는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비전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고 거듭 추켜세웠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