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둔 7일까지도 주요 대선 후보들의 배우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배우자들이 여러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에 자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NB=심원섭 기자)
김혜경, 물밑에서 여성·시민단체 인사들 비공개 접촉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과잉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진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김혜경 씨는 지난달 9일 민주당 당사에서 고개를 숙인 뒤 공개 활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했다.
이전까지만해도 이 후보 측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부부가 함께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최근에는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 소식통에 따르면 김씨가 유세장, 사전투표 현장 등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 물밑에서 여성·시민단체 인사들을 비공개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배우자들의 각종 의혹이 중도·부동층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김혜경 씨가 이 후보의 마지막 피날레 유세에도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특히 오는 9일 본투표에서도 모습을 드러낼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김건희, 종교계 인사 만나는 등 비공개 행보 이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허위이력 논란 등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사전투표 현장에서만 나홀로 잠시 카메라 앞에 섰을 뿐이다.
다만 김씨는 불교계를 비롯해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달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잠시 김건희 씨의 공식 등판 얘기가 나왔다”면서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자, 김건희 씨가 나와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급격히 작아졌다”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김건희 씨는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이 불거진 뒤 여론이 좋지 않자 공식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선대본부 내에서도 김 대표의 일정을 따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 자택 인근인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배우자 이승배 씨는 지난 5일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 대회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유세를 돕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