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석 '거대야당‘ 이끌 원내대표에
‘강한 야당론’ 이재명계 박홍근 선출
당내 개혁파 몰표로 접전끝에 승리
이재명, 6.1지방선거 등판론 힘받나
172석 거대 야당으로 재탄생할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강한 야당론’을 내세운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을 선택했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 차례의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박광온‧이원욱‧최강욱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이중 이낙연계로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광온 의원과의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당선됐다. 다만 득표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일성으로 “야당으로서의 첫 원내대표는 독배를 든 채 십자가를 매고 개척항구에 서는 자리”라며 “총칼을 맞아도 그 선두에 서보겠다.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172명 의원의 경륜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서 담대하게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쇄신과 개혁의 깃발을 들고 국민 속으로, 민생 속으로 들어가 민생을 책임지는 ‘강한 야당’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정치보복을 기필코 제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시급히 처리할 민생‧개혁 입법 과제로 2차 추가경정예산과 대장동 특검법, 정치개혁 입법, 검찰‧언론개혁 입법 등을 꼽았다.
전남 고흥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시민단체(한국청년연합 공동대표 등)에서 활동하다 2007년 열린우리당이 해산된 뒤 잔존세력이 시민사회 출신들과 손잡고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 때 정계에 입문해 2012년 19대 총선 때 서울 중랑을에서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이후 원내수석부대표(2017~2018년), 을지로위원장(2018~2020년),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 및 임시 위원장(2021년)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박원순계’ 핵심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신이재명계’로 부상했다.
박 원내대표 당선에는 이재명계 의원들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하는 처럼회 등 친조국 성향의 강경파 의원들이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날 원내대표 경선은 ‘콘클라베’(교황 선출식 비밀투표) 방식으로 치러져 1차 투표에서 18표(재적 의원 172명의 10%) 이상을 얻은 박홍근·박광온·이원욱(이상 3선)·최강욱(초선) 의원이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이어 치러진 2차 투표에서 박홍근·박광온 의원으로 압축됐고, 마지막 결선투표에서 박홍근 의원이 과반 득표해 당선됐다. 이에 당내에서는 “1차 투표에서 처럼회 소속인 최강욱 의원에게 갔던 표가 2차 투표부터 대부분 박홍근 의원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 앞에는 이재명계와 이낙연계의 대립 등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국민의힘을 향한 협치와 견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숙제와 함께 당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안(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물론, 국무총리 인준을 비롯한 내각 인사청문회 대응, 민주당이 당론으로 약속한 기초의원 선거구 확대 추진 및 검찰개혁의 향배를 둘러싼 충돌 등이 모두 난관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박 원내대표가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킬 것’이라는 구호로 지지세를 모은 만큼 6·1지방선거 공천이나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 등에서 이 고문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