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에서 패배한 지난 10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잠행하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공개 메시지를 내고 행보에 나서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과 맞물려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양산 통도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송 전 대표는 지난 27일 SNS에 ‘다시는 지못미를 외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전직 대통령이 고향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시대, 더이상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는 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신축 현장 사진을 올렸다.
‘지못미’는 지난 2009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지지자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줄여서 사용한 말이다.
송 전 대표 서울시장 차출설이 공공연히 나오는 배경에는 지난 대선으로 서울민심이 확인돼 민주당에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해진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로 등장한 가능성이 유력한 오세훈 시장 역시 재보선 이후 임기가 1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는 등 내세울 만한 후보군이 마땅히 없다는데 있다.
6월 지방선거가 채 2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인물난에 고심하고 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적할 만한 중량감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보였던 우상호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진두지휘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지난해 재보선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 의사가 없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중론이다.
그리고 40대 젊은 카드로 여겨졌던 박주민 의원은 서울 은평을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면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오 시장을 상대하기에는 인물론에서 다소 뒤떨어 진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고, 역시 40대 기수론으로 지난 대선 당시 경선에도 출마했던 박용진 의원은 지역위원장을 사퇴하지 않아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서울시장 후보의 자격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봤다”며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해결 △이재명의 시대정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경험 △당 위기에 헌신할 자세 △오세훈 서울시장을 이길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기준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송 전 대표뿐”이라며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대선을 진두지휘한 당대표까지 역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에 송 전 대표 정도의 중량감 있는 후보가 선두에서 버텨주고,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어깨 걸고 나아간다면 분명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로 선출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의 지도부가 합심해 송 전 대표를 모셔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민주당 젊을 정치인들이 지난 26일 통도사로 송 전 대표를 찾아가 면담하고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요청하기도 해 당 일각에서 나오는 서울시장 출마 요구의 연장선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송 전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28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송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당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해 당이 요청하면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도 분석되고 있다”면서 “특히 송 전 대표는 최근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과 통화를 하고 지방선거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