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윤 당선인이 경제 전문성과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통과 가능성을 주안점으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3세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31일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대내외 위기 속에서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잘 뒷받침하며 부처 간 유기적 협력을 이끌 분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4월초 발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미·중 패권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감안해 경제와 안보, 그리고 외교를 공히 아우를 수 있는 ‘실무형 총리’를 염두에 둬 왔다.
따라서 한 전 총리가 전북 전주 출신으로 ‘국민통합’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데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의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 등을 차례로 거친 점은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도 청문회 통과에 유리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2007년 총리 임명 당시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하는 등 문제가 발견될 소지가 적다는 평가도 있어 새 정부 초기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초대 내각 인사들의 높은 검증 기준을 요구하는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일 <CNB 뉴스>와의 통화에서 “초대 총리는 경제에서 반드시 이력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물론, 조화롭게 각종 정책에서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도록 국정의 세 축인 경제와 안보, 그리고 외교를 공히 관할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면서 “이에 한 전 총리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전 총리의 한 측근도 “아직은 한 전 총리가 총리로 지명이 확정된 게 아니지만 한 전 총리는 ‘대개 공직에 있었던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만약 한 전 총리가 후보자로 지명돼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약 15년 만에 총리로 귀환하게 된다.
한편 또 다른 총리 후보자로는 임종룡(63) 전 금융위원장, 김한길(69)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68) 지역균형발전특위위원장, 박주선(73)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최중경(66)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임 전 위원장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전남 보성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을 거쳐 한 전 총리와 호남 출신의 경제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임 전 위원장이 총리직 제안에 고사의 뜻을 밝혔지만 윤 당선인 측이 여러 차례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오는 3일,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총리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곧이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내각 인선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제부총리 후보로 기획재정부 제1차관 출신인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태이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는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