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같은 날 정계은퇴를 고심하던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해 대선주자급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동연 “정치교체로 지방선거 이끌겠다”
유승민 “경기도에서 개혁보수정치 꽃피울 것”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앞두고 있는 김 대표는 정치 경력은 유 전 의원에 비해 부족하지만, 두 사람은 자타공인 ‘경제통’이자 대선 후보 출신의 ‘중도성향’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 이어 서울 청계천 판잣집이 강제 철거되면서 자신이 유년시절 강제 이주해 10년간 살았던 천막집이 있던 곳인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오는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범 정치교체 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며 “본인이 나가서 승리해야 ▷윤석열 정부가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 가능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됨 ▷정치교체 실천을 위한 동력 확보 등 3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공동선언의 목표는 정치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중심을 교체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실천의 시간”이라며 “아울러 제 인생의 절반을 광주, 성남, 과천, 안양, 의왕시에서 살면서 공직과 (아주대)대학총장을 역임하며 20년을 경기도에서 일했다”고 경기도와의 인연을 적극 부각시켰다.
또한 김 대표는 유 전 의원과의 경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떤 분이 나오든 개의치 않겠지만 (유 전 의원은) 잘 아는 분이고 훌륭한 분이고 경제전문가”라면서도 “다만 오랜 의정생활 하시면서 경제를 직접 운영하기 보다는 옆에서 평가, 비판, 훈수하는 역할을 했다. 저처럼 경제정책을 직접 운영하고 총괄해본 경험은 없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 그동안 깊이 생각했고, 이제 저의 마음을 확고히 정했다”며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 23년째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평생을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소신과 양심에 따라 옳은 길이라면 그 어떤 고난과 가시밭길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해 왔다”며 “저의 소신과 양심으로, 경기도 행정을 깨끗하게, 바르게, 새롭게 이끌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가 잘되면 대한민국이 잘된다.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최고의 경기도로 만들기 위해 경기도민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도지사가 꼭 되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정당을 떠나서 경기도의 미래를 위해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이 다섯 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두 사람의 빅매치가 예고된 가운데, 다른 후보군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안민석 의원이 이날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조정식 의원에 이어 세번째로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졌으며,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선출 방식을 확인한 뒤 판단할 작정”이라고 밝힌 만큼 김동연 대표를 포함해 최대 5파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초 함진규·심재철‧김영환 전 의원 등 세 사람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으나 윤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원이 이날 충북지사 선거로 선회했다.
이밖에 윤 당선인의 인수위 대변인을 맡고 있고 분당이 지역구인 초선 김은혜 의원과 경기지역에서 5선을 지낸 정병국 전 의원, 이언주 전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유 전 의원 역시 예선 통과가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