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전격적으로 인수위원직을 사퇴해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복심으로 불리우는 이 의원은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아울러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갑작스러운 인수위원직 사퇴 선언을 놓고 입각 문제를 둘러싼 이상기류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의원의 ‘이탈’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 간의 공동정부 구상에 자칫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의원은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로, 대선 기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함께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야권 후보 단일화의 물밑 협상 채널 역할을 하는 등 단일화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으면서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입각이 유력시돼 왔다.
그러나 지난 10일 내각 인선 1차 발표에 안 위원장의 측근이나 추천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안 위원장이 ‘패싱’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안 위원장은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동 정부 구성’에 합의한 만큼 내각 인선 때 동의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당선인) 본인이 판단하기에 최적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또 ‘인선을 사전에 조율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추천을 해드리고 인사에 대한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책임도 사실 인사권자가 지게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 위원장은 물리학 박사이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출신인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등 과학기술계 인사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추천하는 등 여러명을 추천했으나, 1차 발표에 그가 추천한 인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12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위원장이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단수후보를 추천해 결정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남은 장관 후보자 10명의 인사에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등용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