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3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도시락을 먹으며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적으로 취소한 채 곧바로 자택으로 귀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측은 “선약이 있었고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측의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으나 <CNB뉴스> 취재를 종합한 결과,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윤 당선인의 2차 내각 인선 발표 직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차 내각 인선 발표 직후 기자들이 안 위원장에게 ‘내각 인선에서 안 위원장 측이 배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질문하자, 안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떠났다.
실제로 안 위원장은 1‧2차 내각 인선에 사회부총리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을 비롯해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과 고산 인수위원 등 장관 후보자 4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중 단 한 사람도 후보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안 위원장측 한 인사는 1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위원장의 만찬 불참은 인선 내용이 불쾌하다는 뜻으로 사실상 공동정부 구상이 깨진 상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 위원장 측이 추천한 인물이 1기 내각에 전혀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대선 전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약속이 사실상 파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선 전 단일화를 망설이던 안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단일화 협상장으로 이끌었던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는 최진석 교수는 자신의 SNS에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 돌아왔다. 각성의 세례를 통과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혹평하면서 “말을 한 사람의 목소리의 크기가 말의 신뢰를 지켜주지 않는다. 내면이 작으면 찔릴까봐 겁먹고 송곳을 쉽게 버리려 한다”고 안 위원장을 ‘송곳’에 비유하면서 윤 당선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