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월9일 밤12시부터 청와대 개방"
文, 靑 떠나 호텔 묵은 뒤 尹취임식 참석
고민정 “尹당선인에게 잔인함 느껴져”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하루 전날인 오는 5월9일 청와대를 떠나 10일 윤석열 당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양산사저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집무 후 청와대를 떠나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후 경남 양산의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이 5월 10일 0시(5월 9일 밤12시)를 기해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기로 하면서 문 대통령이 언제 청와대를 떠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10일 윤 당선인 취임식 참석 일정을 고려하면 9일 경남 양산 사저로 가기가 어려운 만큼, 9일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고 10일 오전 취임식장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결국 9일에 하루 더 빨리 청와대를 나오는 쪽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윤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이후인 10일 오전까지 청와대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마지막날 밤을 관저나 사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내는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일 정도로 극히 이례적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인 1993년 2월 24일 밤을 청와대에서 보낸 뒤 이튿날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8년 2월 24일 밤을 청와대에서 지낸뒤 2월 25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봉하마을로 떠났다.
물론 문 대통령 처럼 하루 빨리 청와대를 비운 전직 대통령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서울에 있는 자신의 사저에서 밤을 보낸 경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인 2013년 2월 24일 청와대에서 환송을 받은 후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인 1998년 2월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상도동 사저로 향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날인 2003년 2월 24일 서울 동교동 사저로 ‘퇴근’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는 서울에 사저가 없어 호텔 등 별도 숙소를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윤 당선인 측이 5월 10일 0시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기로해 문 대통령이 9일 청와대를 나와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최소한의 상식도, 인간에 대한 예의도 찾아볼 수 없는 윤 당선인에게 잔인함이 느껴진다”고 직격했다.
하지만 尹당선인측은 “문 대통령의 퇴거 시한은 청와대에서 본인들이 실무 논의를 통해 발표하는 것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