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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란 공범’인데…엄청난 형량 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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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6.02.13 10:42:13

한덕수 23년·이상민 7년…같은 혐의인데 큰 차이
내란 가담 정도·헌법상 지위·판례 등 변수 작용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12·3 내란에서 중요임무에 종사했다는 1심 판단이 나왔는데 두 사람의 선고 형량 차이가 크게 벌어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두 피고인에 대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구형량은 15년으로 동일했으나,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는 구형보다 8년 무거운 징역 23년을 선고한 반면, 12일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오히려 이 전 장관에게는 8년이 가벼운 징역 7년 선고가 내려졌다.

형사32부와 형사33부는 두 사람의 혐의를 판단하기에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형법상 내란으로 규정했으며, 이 전 장관과 한 전 총리도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동일하게 적용됐으나 이처럼 한 쪽은 구형량의 약 절반이 가중된 반면, 다른 한 쪽은 구형량의 약 절반이 감경된 셈이다.

이처럼 유사한 판단 지점이 많은데도 형량이 16년이나 벌어진 데에는 국무총리가 갖는 헌법적 위상과 국무회의 소집·운영에 관한 독자적인 책임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형사33부 재판장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 당시 국무총리의 권한과 한계, 책임에 대한 법리를 비교적 길게 설명한 바 있으나. 32부 재판장인 류 부장판사는 이 전 장관에게는 장관으로서 권한 및 책임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국무총리는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합당한 책임을 부여받아 대통령과 다름없이 헌법 및 법률 준수 의무를 부담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특히 국무총리는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의장인 대통령을 보좌해 국무회의 구성원들이 자유로운 발언과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거나 조정할 수 있도록 국무회의를 운영해야 하고 그 전제로서 모든 국무회의 구성원에게 빠짐없이 소집을 통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판부가 판단한 두 사람의 내란 가담 정도 역시 이 전 장관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아 소방청장에게 협조를 지시한 사실 외에 구체적인 행위가 없었던 반면,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심의의 외관을 갖추기 위해 국무위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은 사실, 계엄 해제 이후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손상한 사실이 인정돼 형량을 가른 요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12·3 내란에 기존 판례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양 재판부의 시각이 다른 가운데 이 부장판사는 12·3 내란이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한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판단하고 과거의 비상계엄과 그 성격이 다르다고 규정하고 “‘아래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 기존 내란 사건에 관한 대법원판결들은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 전 총리에게는 30년 전인 지난 80년 ‘내란 우두머리’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은 ‘2인자’로,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형(징역 22년 6개월)보다도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류 부장판사가 이 전 장관에게 내린 형량은 당시 12·12 군사반란사건의 내란 모의 참여자들이 확정받은 형량과 유사하다. 당시 ‘신군부 중요인물 5인’이었던 황영시 전 육군참모차장,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의 대법원 형량은 징역 7∼8년으로 이 전 장관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이날 선고와 관련해 서로 다른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가 분명하다’는 점에는 의견 일치를 보이면서도 형량에는 큰 차이가 난 것인데 이를 놓고선 두 사람의 역할이나 위치, 당시 상황에 대한 평가에서 차이를 보인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 선고 후 조은석 특검팀 측 장우성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형량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면서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 전 장관측 변호인은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즉시 내놓지 않고 말을 아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재판부로부터 징역 7년 선고를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한편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17분부터 약 45분간 방송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로 진행된 공판 내내 무표정하게 앞만 바라보다가 재판부가 형을 선고하기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요구하자 덤덤한 표정으로 기립한 이후 재판장이 주문(主文)을 읽어 형량을 선고하는 순간에도 그의 표정에는 별다른 동요의 기미가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표정이 순간적으로 밝아진 건 재판부가 “주문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고 판결하자 방청석에 있던 이 전 장관의 딸이 피고인석을 향해 “아빠 괜찮아, 사랑한다”고 말했으며, 그 옆에 있던 그의 부인은 “우리가 진실을 안다”고 말하자 이 전 장관은 이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으며, 그 순간 ‘장관님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겠다’는 지지자의 외침도 들리기도 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옆에 앉은 변호인의 어깨를 살짝 툭 치며 인사하고 뒤편에 앉은 변호인들에게 목례하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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