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8913표 차이로 막판 역전승을 거두자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은 5만4758표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난 무소속 강용석 후보를 향해 ‘강용석 역적론’을 주장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282만7593표(49.06%)를 얻어 당선됐는데,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281만8680표(48.91%)로 표차는 8913표에 불과하다. 3위 강 후보는 5만4758표(0.95%)를 가져갔다.
이에 보수 진영에서는 강‧김 두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 후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는 “강용석이 이재명·민주당을 살렸다” “구독 취소한다” “슈퍼챗이 아깝다” 등의 저격 댓글이 달리면서 ‘강용석 책임론’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용석 후보가 득표율이 1%도 채 나오지 않았음에도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완주를 고집했는데 모르겠다”며 “박빙 대결이 예고된 상황에서 강 후보가 사퇴하지 않으면 김 후보가 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같이 망하자고 끝까지 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강용석이 아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책임이 더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강 후보 복당을 불허한 것이 독자 출마의 빌미가 된 만큼 당 대표가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특히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이 대표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보면 강 후보와 단일화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라며 “(출구조사에서)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가 뒤집히니까 많이 안타깝고 속은 쓰리다”고 말했다.
반면,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강 후보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당을 떠났다. 탈당 후에도 유튜버로 활동하며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만약 강 후보를 받아들였다면 중도표 이탈이 훨씬 더 컸을 것”이라며 ‘이준석 책임론’에 대한 반론을 제시했다.
한편 강용석 측에서는 ‘책임론’이 불거진 것을 두고 “일찍부터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으나 무시 당했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강 후보가 단일화를 제의하자 김은혜 후보 측에서 ‘극우랑 단일화하면 중도가 빠져 나간다’ ‘지지선언도 하지 말고 아예 소리소문없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최소의 타협안이나 그 쪽 후보의 방문조차 없었다. 그때부터 남남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