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의 당 대표 출마 선언에 비판 쇄도
'6개월 이상 권리당원' 자격 못갖춰 논란
박 “김동연처럼 당무위에서 의결해달라”
1996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26세인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거대야당을 흔들고 있다. 그는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한 달 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자격미달’ ‘내로남불’ 등의 비판이 쏟아지는 등 ‘박지현 딜레마’를 두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8월28일로 에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이 자리에서 밝힌다”면서 전대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과 97그룹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내 계파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고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는데 저도 동조하는 바”라며 “이 의원이 지금 여러 가지 수사 문제가 얽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을 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며, 민주당은 그것을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그럴 경우 정말 해야 하는 민생은 실종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 + 70년대생)’의 출마행렬에 대해서도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셨던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당 대표 출마 자격이 현행 당규상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이라, 지난 1월 말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후보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입당한 지 6개월이 되지 않는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자격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한 고위 인사는 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현행 당헌당규상 박지현 전 위원장에게는 당 대표 출마자격이 없다. 따라서 박 전 위원장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비대위원들 사이에서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박 전 위원장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의 당 대표 출마를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허위뉴스”라며 “당 대표 출마 자격 논란과 관련해 당헌·당규에 나오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권리당원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당무위원회 의결에 따라 당내 경선 출마가 허용됐던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박지현 출마 특혜는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특별히 인정해 달라니 너무 황당하다”면서 “출마 요건도 안 되면서 출마를 결심한 것 자체가 지나친 자아의식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