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입장문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됐던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0일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석열 정부 들어 장관급 후보자의 낙마가 4명으로 늘면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실 검증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아빠 찬스’ 논란 등으로 지난 5월 연이어 사퇴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다 역시 자진사퇴 했다.

송 후보자는 김 후보자 사퇴 당일 지명 발표가 났지만 결국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낙마했다.

송 후보자는 이날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송 후보자는 지난 4일 윤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직후부터 평일 내내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현안 보고를 받아왔으며, 8일에도 저녁 늦게까지 보고받으면서 청문회를 준비했으나 이날 오전에 갑작스럽게 공정위 직원들로 구성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에도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후보자는 지난 2014년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면서 로스쿨 1학년생 100여명이 모인 술자리에서 남학생들의 외모를 상·중·하 등으로 나눠 평가했으며, 특히 한 여학생에게는 ‘이효리’라고 칭하면서 술을 권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던 사실이 후보자 지명 이후 공론화됐다.

이에 송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는 제가 (윤 대통령으로부터) 위원장 제의를 받았을 때 가장 마음에 걸려 처음부터 (승낙이) 어려울 거 같다고 말씀을 드렸다. 아직도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그것 때문에 (위원장)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다. 낙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공정위 안팎에서는 주말을 거치면서 과거 이 같은 ‘막말 논란’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송 후보자 사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평생을 학교에서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해온 분으로, 본인이 부담을 느껴 자진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으며, ‘성희롱 논란 이외에 새로운 의혹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의혹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임기 초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의 주된 요인으로 ‘인사’ 문제가 주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측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이끄는 인사정보관리단을 거쳤던 송 후보자까지 낙마하면서 정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작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로,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으로 상법·회사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