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특히 이준석 당대표가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고 잠행 중인 상태라, 이 대표의 빈틈을 노리고 당권 장악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안 의원은 l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 이름표를 달고 처음으로 주도한 정책토론 행사인 글로벌 경제위기를 주제로 한 ‘민·당·정’ 토론회를 12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이 동반추락 하는 위기 속에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민·당·정’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회가 핵심 콘셉트인 만큼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도 토론에 참여했으며,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특히 토론회는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자리를 비운 뒤 열린 첫 번째 대규모 의원모임으로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배현진·정점식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등 4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해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정책의원총회’를 방불케 한다는 말이 나왔다.
안 의원은 “이번달 말까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골든타임으로 이 세미나 시리즈를 시작한 뜻이 바로 거기에 있다”며 “민주당이 만약 이재명 체제가 될 경우 민주당의 봉쇄가 시작되고 9월부터 정기국회 시간이 접어든다. 우리가 아무런 어젠다 세팅을 못한다면 앞으로 5년은 굉장히 혼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지금 굉장한 위기 상황이다. 아마 가을 정도 되면 극심한 고통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가 그렇게까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권성동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 대행을 비롯해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의원도 참석해 축사했다.
안 의원과 함께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 의원은 축사에서 자신을 안 의원과 부산 중앙중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소개한 뒤 “당도 많이 어렵다. 위기만큼 단합을 잘하고 우리의 의지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했으면 좋겠다. 안 의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권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여러 차례 대선후보를 겪으면서 국정 전반에 대해 나름의 철학과 비전을 갖고 계신다. 각계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정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 부의장은 축사에서 “선거라는 게 이래저래 심판받는 거지만 경제를 잘못해서 심판받는 대통령과 집권당은 이래저래 국물도 없다”라며 “안 의원이 값진 세미나를 열어 격려를 표한다. 민생과 경제정책에 집중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른바 ‘원조 윤핵관’으로 볼리우는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이 오지 않았는데 미리 양해를 구했느냐’는 질문에 “의원들 단체대화방에 그냥 공지했다. 누굴 특정해서 꼭 와주시라고 부탁드린 것은 지도부 몇 분밖에 없다”고 답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