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이자 활동가 ‘추적단 불꽃’의 ‘불’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이재명 민주당 고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한때 '이재명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박 전 위원장이 돌아서게 된 배경과 과정을 들여다봤다. (CNB뉴스= 심원섭 기자)
그동안의 '불편한 동행' 과정
박 전 위원장은 대선 패배 직후 윤호중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공동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8월 전당대회까지 ‘임시 당 대표’ 역할을 맡게 된 그는 민주당에 태풍을 몰고 왔다.
박 전 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에서부터 당내 ‘온정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으며, 특히 지난 5월에는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때부터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내부 총질’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과 선대위 합동회의 등에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생) 용퇴론 △잘못된 팬덤 정치 결별 △대국민 사과문 채택 등 ‘쇄신론’을 내세우는 작심 행보를 이어가 윤 공동 비대위원장과 정면충돌했다. 특히 이 의원 지지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그러다가 6‧1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총사퇴로 인해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박 전 위원장은 20일 만에 ‘SNS 메시지’를 내며 다시 등장해 당내 팬덤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체, 당원들의 문자폭탄 등 폭력 행위 중단 등을 주장해 논란을 야기 시켰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한 방송을 통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곧 ‘출마 자격’ 시비가 붙었다. 당 비대위는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 당헌·당규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 해야 하는데, 2월 14일 입당해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단서 조항을 들면서 비대위와 당무위 의결로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출마 자격에 제동이 걸린 박 전 위원장의 시선은 자신을 발탁했던 이재명 고문에게로 향했으며 심지어 지난 5일 이 고문의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이 자신의 출마를 비판한 것에 대해 “비대위의 거부 결정에 이 고문의 의중이 반영됐으리라고 본다”고 주장하는 등 최근에는 ‘이재명 전담 저격수’라 불릴 만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박 전 위원장은 ‘저를 장식품으로 앉혀놓은 것인지 이 의원이 응답하라’ ‘(이 의원의)계양을 출마는 (수사) 방탄용’ 등의 날 선 비판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급기야 13일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박 전 위원장을 만나 만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주 내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여의도 소식에 능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1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박 전 위원장의 메시지를 살펴보면 ‘팩트’의 문제를 넘어섰다. 전달 대상과 효과 등을 판단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어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내용의 대부분을 당내 투쟁에만 국한하다보니 당원들이 동의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