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권력 전면전…서로 아전인수 해석
여야, 특검·국정조사 놓고 기싸움 ‘팽팽’
지난 2019년 11월 초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 사건을 놓고 여야 충돌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첫 입장문을 통해 ‘흉악범 추방’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곧바로 최영범 홍보수석 브리핑을 통해 “정치 공세 대신 조사에 성실히 협조 하라”고 반격하는 등 신·구 권력이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는 모두 특검·국정조사 카드를 거론하고 있지만 동상이몽의 셈법을 가동하고 있어 당장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정의용 “우리 국민 보호 위한 결정” vs 尹정부 “북한 요구대로 한 것”
정의용 전 실장은 북송 어민들이 동료 16명을 살해했다는 과정을 상술하며 “귀순 의사 표명 시점이나 방식에 비춰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들을 ‘희대의 엽기적인 살인마’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한 것이다. 국내법도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추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제법상으로도 난민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 최영범 수석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어민을 엽기적 살인마로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리 정부 기관이 우리 법 절차에 따라 충분한 조사를 거쳐 결론을 내렸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수석은 “청와대는 (어민이) 우리 측으로 넘어오기도 전에 ‘흉악범 프레임’을 씌워 북송을 미리 결정했다”고 비판하면서 “귀순한 탈북자도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는 국내법과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송환금지 원칙 등 국제법을 무시하며 귀순자의 범죄 행위만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정치권의 특검·국조 주장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야가 내놓은 각자의 ‘조건’이 다른 만큼 특검·국조의 실현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정 전 실장은 “아무것도 거리낄 없이 없지만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현 정부가 기존의 판단을 어떤 이유로 또 어떤 과정을 통해 번복했는지도 특검과 국조에서 함께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조건을 내건 반면, 최 수석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하면 피할 이유가 없지만 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