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2.08.29 10:17:2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28일 역대 최고 득표율로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5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도 친명(親이재명)계 후보가 4명이 선출돼 민주당의 주류 교체가 이뤄졌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5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일반당원·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결과 이 후보가 77.77%의 득표율로 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는 기대했던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27.97%(3919표)에 머물며 합산 득표율 22.23%로 고배를 마셨다.
이 후보는 권리당원에서 78.22%(33만5917표), 국민 여론조사에서 82.26%,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86.25%를 기록했다. 고전이 예상됐던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도 72.03%(1만92표)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심과 민심에 더해 여심(여의도 정치인 마음)까지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의 비중으로 득표율을 계산했으며, 이 후보의 합산 득표율은 민주당은 물론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치러진 전당대회를 아울러 역대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득표율(77.53%)이며, 당 대표 경선만 놓고 보면 지난 2020년 전당대회 당시 이낙연 당 대표 후보의 득표율(60.77%)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 후보의 압도적 승리와 동시에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명계인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후보가 모두 선출됐으며, 비명(非 이재명)계에서는 고민정 후보가 유일하게 지도부 진입에 성공해 차기 지도부 진용은 친명계로 짜여졌다.
최고위는 이날 당선된 5명에 당 대표, 원내대표, 당 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등 9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과거 박원순계 핵심이었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신(新)이재명계로 분류돼 최고위도 친명이 독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연속된 전국 선거 패배로 위기에 몰린 당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당원들의 요구가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대세론으로 분출된 것인 만큼 이 대표는 당의 체질 개선을 통해 등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대안 야당’으로 인정받도록 만들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됐다.
이 대표로서는 대선 패배 후 원내에 입성해 당권을 잡고 총선 승리를 통해 대권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문재인의 길’을 따르겠다는 전락인 가운데 향후 2년간 굵직한 전국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임기 막바지에 열리는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었다는 점을 증명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성패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사당화 논란’ 등에서 보이듯 당내에 여전히 남아 있는 반명 정서를 극복하고 계파 간 통합을 실현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재명 당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이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임하겠다”며 “살을 깎고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는 29일 오전 8시 현충원 참배 이후 9시30분 첫 최고위원회의, 오후 3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 소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등 당 대표로서의 첫 행보를 밟고 있다.
이 대표 측 한 핵심인사는 2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지난 경선 기간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을 방문했었다. 이번에 문 전 대통령까지 예방함으로써 이 대표가 민주당의 정통성을 잇는 대표임을 알리고 당내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게 됐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