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로 불거진 각종 논란과 의혹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두고 문재인 정부를 겨눈 윤석열 정권의 ‘하명 감사’라고 몰아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감사 당위성을 강조하며 감사원을 적극 엄호했다.
그리고 민주당이 “감사원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을 상대로 무리한 감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에도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한 감사 요구로 맞불을 놓는 등 여야는 사사건건 맞붙었다.
우선 민주당은 감사원의 서해 피격 감사가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의심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조사를 시사하는 발언이 있고 4시간 이후에 전격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면서 “이런 정황을 보면 대통령실과 감사원이 서로 짜고 했다고 의심하는 게 아주 합리적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주민 의원도 “감사원이 (대통령실에서) 전화로 물어보면 전화로 알려주고 문자로 물어주면 문자로 답하는 그런 기관이냐”라고 몰아붙였으며, 같은 당 이탄희 의원은 유 사무총장을 향해 “이전에 문자가 더 있었는데 삭제하셨다고 하셨다. 어떤 문자가 있었냐. 문자는 여러 건이냐. 통화는 몇 번 했냐”고 하는 등 ‘문자 논란’을 캐물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을 찍어내기 위해 사찰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승원 의원은 “이번 8월 인사를 통해서 감사원 ‘타이거파’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요 요직인 산업금융감사국장, 특별조사국, 공공기관감사국 이런 데 요소요소에 지금 전방위적으로 위치 하고 있다”며 “증인(유 사무총장)의 타이거파 사람들이 정말 말도 안 되는 무자비한 감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도 “방통위 같은 경우 감사관 15명이 들이닥쳐서 방송지원정책과 국장, 과장의 컴퓨터, 공용 노트북, 외장하드까지 전부 이미징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면서 “그리고 감사원이 도로교통공단·도로공사에 공직자들의 하이패스 기록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김의겸 의원은 “1980년대 남영동 대공분실이 감사원에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조사받고 나오신 분들이 피를 토하면서 하는 말씀을 들어보면 지금 감사원은 강요죄, 직권남용죄 다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문자 논란’ 공세에 맞서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사례를 소환하며 총력 방어전을 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연락하면 다 그것이 무슨 대통령실 하명과 관련된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은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감사원으로부터 무려 39건의 직보를 받았다. 이게 진짜 감사원과 한배였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도 “우리 국민이 그 차가운 바닷가에서 북한군에 의해서 사살되고 시신이 불에 태워졌는데도 국가가, 대통령이 그걸 지키지 못했고 왜 지키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밝혀달라고 하는데 문자 하나 가지고 지금 그 모든 것들을 하지 말라고,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 시도에 대해서도 당위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성역없는 감사'를 강조하며 문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에 비판을 쏟아냈다.
그리고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감사 시도에 대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반발한 것을 두고 “이건 국민에게 무례한 일을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성역화하는 것은 하지 않았어야 된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단독 방문도 감사원이 들여다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