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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욕보다 무서운 무관심…국감에서 소외된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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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10.13 09:56:30

사진=연합뉴스
 

모든 부모가 자식을 혼낼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다 너를 사랑해서 혼내는 거야’,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관심이 없으면 잔소리도 안 해’ 등의 말이다. 어렸을 때는 너무 듣기 싫어 한 귀로 흘린 적이 많았고, 마음에 와닿지도 않았다. 나중에서야 그 쓴소리 안에 ‘관심’과 ‘사랑’이 녹아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부모님이 괜히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발언들은 훈육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산업군과 문화계, 스포츠계에도 적용된다. 다양한 의견과 칭찬, 질책, 비판 등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주체와 객체의 소통은 더욱 중요시된다.

그런데 게임업계에서는 그 소통이 생각보다 적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게임업계 주요 관계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간 국감에서 게임업계의 근로 문제, 이용자 권익 문제, 비즈니스모델(BM) 등이 단골 소재로 거론됐으나 올해는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엔씨소프트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 카카오게임즈의 이용자 마차 시위‧소송 등 커다란 이슈로 인해 국감 증인석에 각 사 대표가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5일 열린 문체부 국감에서 게임 관련 증인 및 참고인은 게임 개발자 출신 유튜버 김성회 씨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뿐이었다.

이날 김성회 씨는 게임 이용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속 시원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 씨는 “게이머들이 게임사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개선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트럭 시위’, ‘마차 시위’ 등 게이머들의 집단행동 등을 설명했다. 이어 “게임업계가 커진 규모만큼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 게임 등급에 대한 문답을 이어갔다. 게임법 적용을 받고 규제되는 상황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고, 그 외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다른 이슈도 조금씩은 다뤄졌다.

 

우마무스메 유저들이 보낸 마차가 8월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다른 국감 때와 비교해 게임을 다루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대선 당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것과 달리 관심이 확 줄어든 모습이다.

이 때문에 게임학회 등을 중심으로 올해 국감은 게임업계 핵심 이슈가 빠졌다는 ‘맹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증인이나 참고인 채택에 주요 게임사 관계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게임산업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적한 것이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당이나 야당인 민주당 모두 게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국감에서 다루기를 회피하고 있다”며 “여야 의원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비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국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산적한 게임 관련 이슈들이 차고 넘치는 중에 국감을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을까? 아니길 바란다.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해 아쉬워하길 빌어본다.

윤석열 정부는 ‘친게임’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직도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논의는 부족하다. 칭찬과 격려, 비판, 비난, 질책 등 그 무엇이라도 좋다. 정치권은 정부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꾸준히 게임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 무관심은 산업계의 독이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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