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2.11.01 10:20:25
155명이 사망한(11월 1일 오전 6시 현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 참사’ 와중에 정부 주무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며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들, 딸…차디차게 돌아온 자식을 끌어안고 고통에 울부짖는 엄마 아빠를 보며 눈물이 나고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정부는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 경찰이든 지자체든, 그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라며 “(이상민)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4선 중진의원이자 차기 당권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이 행안장관의 발언에 대한 시민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하자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너무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이상민 장관이 어떤 입장에서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듣기에는 설득력이 있는 표현은 아니다.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의 발언을 겨냥해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 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정부 당국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4선의 우상호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 (상황을)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시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기구’를 이끌고 있는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 장관의 발언은 황당한 수준”이라며 “그러면 이러한 참사라든가 황당한 사고들이 계속 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감내하겠다는 것인지 진의를 알기 어렵다. 무책임·회피의 발언이고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 달 3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 헌화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제가 드린 말씀은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앞으로도 대참사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인력을 배치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예단하신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일부 언론에서는 보도가 되고 있는 예년 집회 규모와 경찰의 동원병력 현황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거듭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