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재명’ 표심 결집에 총력전…최후 카드는 '단일화'
김문수 “이준석과 나는 전혀 다른 게 없어”…연일 ‘러브콜’
이준석 “金과 단일화, 전혀 할 생각 없다” 일언지하 거절
6‧3 조기 대선이 불과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경선 상대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반명 빅텐트’를 선거 막판 필살기로 쓰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20일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정책 협약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지난 18일) 토론하는 걸 보셨겠지만 우리 둘이 전혀 다른 게 없다”며 “우리 당의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이 후보가 밖에 나가 계시는 데 같이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점에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꼭 됐으면 좋겠다. (이 후보가) 우리 당이 잘못해서 당을 나가게 했다”며 탈당 과정에 있었던 국민의힘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지금 호랑이가 광야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에, 당으로 들어와서 미래를 보고 크게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후보께 만남을 제안한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누자. 후보의 일정과 시간에 저는 전적으로 맞추겠다”면서 “누구보다도 김 후보께서 (이 후보가) 우리 당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를 잘 알고 있다. 기득권 세력이 이 후보께 했던 일, 저 역시 똑같이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과거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지만, 국민 앞에 선언했던 공동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이 후보의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고 진정으로 도와드릴 수 있다”면서 “비단 단일화뿐만 아니다. 후보께서 지금 걸어가고 계신 3당의 길, 저도 오랜 기간 한국 정치를 바꾸기 위해 그 길을 걸어본 유일한 사람으로서 지금 우리는 이재명 후보라는 ‘거악(巨惡)’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개혁신당 이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김 후보와 단일화에서) 이 후보로 단일화돼 이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무슨 소리를 하든 우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단일화에 대해 0.1%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단언하면서 지난 총선 당시 막판 역전극을 쓴 ‘동탄 모델’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인 경기도 동탄에서 초반에는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큰 차이로 뒤졌으나, 선거 막판 3자 구도 형성과 지지율 상승으로 당선된 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토론에 강점을 가진 이 후보가 남은 두 번의 생방송 TV 토론을 통해 민주당·국민의힘 후보와 차별화함으로써 중도·무당층 표심을 공략해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으나 이 후보가 단일화 압박을 이겨내고 결승점까지 완주할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는 지지율이 꼽히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상 3자 대결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7∼8%대로 10%대를 좀처럼 넘지 못하는 박스권에 갇혀 있으나 이 후보 측은 지난 16일 첫 TV 토론 이후 지지율에 상승 조짐이 감지됐다면서 이번 주 안에 두 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대선 득표율이 10%를 기록하면 선거 비용 절반을, 15%를 넘기면 비용 전부를 보전받을 수 있어 완주에 따르는 부담도 줄게 된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 관계자는 20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많게는 15%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지지율이 두 자릿수가 되면 바람이 불기 시작해 남은 두 차례 TV 토론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결국 지지율이 단일화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김 후보 지지율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그 자체가 이 후보에게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선회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21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지지율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여, 이번 주가 변곡점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아직도 크게 열려 있다. (이 후보 입장에서도) 앞으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시작되면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단일화를)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