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25.05.29 08:45:36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는 28일 오후 7시 평화관 대회의실에서 제16차 삼청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선 이호철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미중관계의 미래와 한국'을 주제로 발표하며,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이 지향해야 할 국가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발표에서 “2050년까지 중국의 미국 추월은 없으며, 완전한 세력전이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군사·소프트파워·동맹 네트워크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부분 세력전이'조차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력전이의 부재가 곧 갈등의 부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중 간 전략경쟁이 오히려 구조적 긴장으로 지속되며, 타이완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 등의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과잉된 두려움'과 중국의 '과도한 자만심'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미중관계를 신냉전으로 단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과거 미소 냉전의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대신 절제된 경쟁과 협력의 공존을 통해 미래의 냉전을 피해야 하며, 이를 위한 양국 지도자의 전략적 상호인식과 외교적 대화 복원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와 공동의 이익을 지향하는 글로벌 중추외교와, 한반도의 지정학에 기반한 자주적 국가전략을 동시에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의 단순한 줄타기가 아니라, 전략적 원칙과 자율성을 갖춘 균형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교수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세계는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후퇴하고, 현실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제한적 자유주의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외교적 상상력과 전략적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 이후에는 전문가들과의 심도 깊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